[올라! 2016 리우올림픽]시우바, 조국에 대회 첫 金 선물
마약-강도 들끓는 파벨라 출신 흑인… 런던대회땐 실격후 비난공세 시달려
좌절 않고 감동적 재기… 국민 울려
마약, 강도로 악명 높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파벨라(빈민가), ‘신의 도시.’ 동명의 영화로 유명해진 이곳에서 아버지는 다섯 살 된 딸에게 유도를 배우게 했다. 딸이 다른 아이들처럼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19년 뒤 소녀는 조국에서 열린 올림픽에 출전했고, 브라질에 대회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리우 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금메달리스트 하파엘라 시우바(24)의 이야기다.
9일 열린 결승전에서 시우바(세계 랭킹 11위)는 세계 랭킹 1위인 몽골의 도르수렌 수미야(25)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4년 전의 아픔을 날려 버린 ‘깜짝 승리’였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시우바는 규정 위반으로 실격했다. 이후 시우바는 브라질 누리꾼들의 악플에 시달렸다. 누리꾼들은 그를 원숭이에 빗대며 (동물) 우리에 가둬야 한다고 조롱했다. 가족까지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팬들의 끔찍한 비난에 시우바는 큰 충격을 받아 한동안 유도를 그만둬야 했다.
그를 다시 매트에 서게 만든 사람은 시우바의 코치와 그를 도왔던 한 심리학자였다.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면서 시우바는 소셜미디어를 멀리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어떤 비난에도 대꾸하지 않은 채 훈련에 전념했고, 이날 금메달로 답을 대신했다. 시우바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시에 금메달을 딴 첫 브라질 유도선수가 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시우바의 승리는 브라질에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시우바는 파벨라 출신, 흑인, 여성 등 브라질의 가장 소외된 계층을 대변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메달 수여식 때 브라질 국기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을 보며 시우바가 눈물을 흘리자 많은 브라질 관중도 함께 울었다. 시우바는 “신의 도시에선 목표를 가진 사람이 별로 없다”며 “(그곳) 아이들도 꿈을 이루는 일이 가능하다는 걸 내가 보여 줄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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