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화려하다. 엄청난 규모의 상금을 놓고 세계 최고의 골프스타들이 펼치는 샷 대결에 팬들은 흥분한다. 그런 스타들의 화려함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기록이다. PGA 투어가 쏟아내는 정보는 어마어마하다. 스타들의 샷과 퍼트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보여준다. 다양한 정보는 경기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일반인들에게까지 모두 공개되는 만큼 더욱 분석적인 경기 관전에 도움을 준다.
이런 섬세하고 다양한 기록을 국내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가 하반기부터 DGPS(디지털 위성추적장치)를 도입해 PGA투어 못지않은 다양한 기록을 팬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KPGA는 25일부터 경남 양산의 에이원골프장에서 열리는 KPGA선수권부터 CNPS와 함께 DGPS 서비스를 시작한다. DGPS는 획기적인 기록 분석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국내 프로골프대회에서는 다양한 기록을 보여주지 못했다. 단순히 홀별 성적과 전체 경기 기록의 평균을 수치로 보여주는 정도였다. 그러나 DGPS가 도입되면 더욱 세세하고 정확한 기록을 볼 수 있다. 티샷을 몇 미터 날렸고, 그린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남았고, 퍼트는 몇 미터 거리에서 몇 번에 공을 홀에 집어넣었는지 확인이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공이 페어웨이에 떨어졌는지 아니면 러프인지, 벙커인지 알 수 있고, 그린에 올라간 공은 누가 가장 가깝게 붙였는지 등 기록 이외의 경기 내용 분석도 가능해진다. 단순히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서비스를 넘어 선수들에게는 장점과 단점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정보가 된다. 기록이 쌓이면 거리별 샷의 정확도와 퍼트 성공률 등 선수가 자신의 경기 내용을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야구로 따지면 타율과 홈런 개수뿐만 아니라 특정 선수를 상대한 기록과 득점권 타율, 타구 분포도와 같은 세밀한 기록을 골프에서도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DGPS는 세계 최초로 도입되는 시스템이다. 미 PGA 투어의 경우 홀 마다 측정원이 레이저 장비로 기록을 재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수작업으로 이루지고 기록 측정을 위해 별도의 공간과 장치물을 설치해야 되는 만큼 비용도 많이 든다. 그러나 DGPS는 이런 번거로움을 없앴다. 단지 선수들이 모자에 수신 장치만 부착하면 된다. 오차범위도 거의 없어 기록의 정확성도 높다.
올해부터 방송 중계 때 선수들의 스윙 궤도 및 속도, 티샷 거리 등의 정보를 시청자에게 제공해온 KPGA 투어가 획기적인 기록 측정 시스템을 추가로 도입함으로써 경기는 더욱 재미있고 다이내믹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