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마디의 말보다 사진 한 장의 울림이 클 때가 있다. 이제는 다르다. 백 장의 사진보다 5~10초의 ‘움짤’의 영향이 더 큰 시대가 됐다. ‘움짤’은 ‘움직이는 짧은 동영상’을 뜻하며 드라마나 영화, 스포츠 등의 주요 장면을 5~10초 정도의 동영상(GIF파일)을 보여준다. 용량이 작아 목소리, 음악 등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움짤’은 입 모양, 동작만 보더라도 모든 것을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기 쉽고 강렬한 인상을 준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극적인 승부와 감동적인 장면, 재미있는 상황을 담은 ‘움짤’이 인기는 끌고 있다.
가장 화제를 모은 ‘움짤’은 10일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낸 박상영(한국체대)의 모습이다. 박상영은 결승전 3라운드 시작 전 휴식 시간에 “할 수 있다”를 되뇌었다. 박상영이 금메달을 딴 직후 이 당시 모습을 담은 ‘움짤’이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돌기 시작했고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10초도 안되는 짧은 재생 시간이지만 박상영의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입 모양을 그대로 볼 수 있어 “감동적이다”, “CF 섭외가 쏟아질 것 같다” 등 댓글이 달렸다.
유도 남자부 66kg급에 출전한 안바울(남양주시청)이 4강전에서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를 누르고 결승행을 확정했을 때의 ‘움짤’도 인기다. 에비누마가 패배 확정 뒤에도 아쉬움에 안바울의 팔 부위 도복을 놓지 못하자, 안바울이 이를 힘껏 뿌리치며 돌아서는 장면이다. 또 양궁 여자 대표팀이 양궁 과녁이 그려진 우산을 펼치는 장면, 남자 축구대표팀이 수비 도중 두 선수가 어이없이 넘어지는 장면 등의 ‘움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움짤’은 인기다.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미국), 삼바 춤을 추는 육상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경기 뒤 재미있는 표정을 지은 수영의 푸 위안후위(중국) 등의 ‘움짤’은 국경을 넘나들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선규 인터넷 영상전문가는 “속도가 빠른 온라인 환경에서 사람들은 ‘움짤’처럼 이미지가 뚜렷하고 짧은 영상에 더 끌린다. 또 누가 더 얼마나 멋지고 의외의 장면을 잡아내는지에 대한 놀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움짤’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선수들도 인터넷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 또는 팀에 대한 ‘움짤’이 뜨는 것을 좋아한다. 그만큼 인기를 얻고 화제가 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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