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상 첫 조 1위 8강 진출 대표팀 선수들 소감들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1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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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 멕시코를 1-0 격파하고 조 1위 8강 진출한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후반 32분 결승골을 터트린 권창훈(수원)은 “다 같이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하다보니 찬스가 나왔던 것 같다”며 공을 모든 선수들에게 돌렸다. 신태용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또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신태용 감독

-조별리그에서는 역대 최고의 성적이다. 소감 등을 부탁드린다.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것에 고맙다. 이런 경기가 선수생활 할 때도 가장 힘들다. 스스로 이겨야 한다고 말하지만, 심리적으로 비겨도 올라간다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선수들과 미팅을 할 때 부탁했다. 실점하지 않고 공격수를 믿었던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무실점으로 8강에 오른 것에 대해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전반에 5명이 수비를 했다. 후반에는 공격적으로 나선 것 같은데, 전술 변화가 노림수였나?

“우리 선수들이 사실 앞에서 강하게 나가라고 요구했다. 스스로 물러서는 경우가 있었다. 전후반 지나면서 조금 더 올라서라 요구했다. 후반 들어서는 강하게 압박하며 패싱 게임을 해달라고 했다. 그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온두라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얼마나 알고 있는가?

“온두라스는 한국에서 4개국 친선대회에서 경기를 해본 상대다. 우리도 잘 알고 있지만, 온두라스도 우리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상대도 좋은 팀이다. 8강에서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전술이 카타르 최종예선에서 보여준 것과 흡사했는데, 이 전술이 앞으로도 주전술이 될 것으로 봐도 될까? 4개국 친선대회에서 만난 온두라스와 지금의 차이점을 말해준다면?

“오늘 정상적인 경기를 했지만, 선수들이 내려섰던 부분은 우리가 원하던 플레이는 아니다. 스리백이 주 포지션이 될 수는 없다. 우리가 잘 사용하던 시스템을 사용하려고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상대 선수들의 공격 성향이나 전술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한다. 어느 전술이 주전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뛴 온두라스와 오늘 온두라스. 뭐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정면승부를 하면서 골을 넣은 것을 봤을 때 4개국 친선대회보다는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냈다. 당시에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았다. 당시 성적이 이번 대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한국이 와일드카드가 3명 있지만, 젊은 팀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현 올림픽팀이 국내에선 골짜기 세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가 드물어 선수들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경험과 실력이 있어 해외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팀을 구성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됐다. 와일드카드를 뽑을 때 경험이 훨씬 많은 선수들을 뽑을 수 있었지만, 또래에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구심점으로 만들어 조금 더 형님 리더심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친동생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 현재 와일드카드 선수들을 뽑았다.”

◆권창훈

-선수들이 수비 위주로 하다가 결정적인 골을 넣었는데?

“선수들이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독일전보다 더욱 강한 정신과 간절함으로 준비했다. 생각보다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아 아쉬웠다. 이 부분은 팀이 다 같이 좋은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했다. 감독님이 전반전이 끝나고 지시를 다시 해주셨다. 다 같이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하다보니 찬스가 나왔던 것 같다. 온두라스. 4개국친선대회를 뛰지 않았기에 상대를 잘 알지는 못한다. 비디오 분석을 통해 잘 준비하겠다.”

◆손흥민
-사상 최초 올림픽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소감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고생한 것이. 경기 내용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다. 팀원으로서 이 경기를 골 안 먹고 버티겠다는 것이 강해서 좋은 경기를 했다.”

-전략적으로 안정적인 전술이었나.

“그건 없었다. 선수들이 조금 의기소침 했던 것 같다. 마인드가 비겨도 된다는 생각을 없지 않아 했던 것 같다. 잘못된 것 같은데 선수들이 토너먼트이고 마음가짐을 당당히 해야 한다. 저도 그렇고, 현수형, 현준이 형 옆에서 잘 잡아줘야 할 것 같다.”

-8강 진출 개인적인 기분은.

“너무나 행복한 시간들이다. 여태까지 축구하면서 이렇게 행복하게 축구를 한 적이 있었나 싶다. 솔직히 말해 병역혜택이라는 그런 혜택도 있지만 그것 전에 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민들에게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는 것 자체가 민망하지 않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조 1위를 처음 한 것이기 때문에 선수들 이름이 끝까지 남을 것 같다. 끝이 아니라 큰 목표를 갖고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한 경기 한 경기 전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잘 해야 될 것 같다.”

-8강 상대가 온두라스다.

“아직 정확히 경기 못 봤다. 개인적으로 분석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지난 6월 한국에서 경기를 했었고, 하지만 이번 경기는 또 다르다. 두 경기를 기회가 된다면 보면서 어떤 선수가 어떤 성향을 추구하는지 그런 것들 보고 싶다.”

-와일드카드 개인적인 부담은 없었나.

“와일드카드지만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끌려가는 기분이 가끔 들 때도 있다. 부끄러운 거지만 어린 선수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저런 선수들이 대한민국 축구 선수로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대견스럽다.”

-어떤 점에서 행복을 느끼나.

“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으로서 어린 선수들이 축구를 좋아한다는 것을 더 느꼈던 것 같다… 이번 대회 간절하게 생각했고 올림픽에서 큰 성과를 이루고 싶은 사람이었다. 어린선수들이 같은 생각. 내가 좋아하는 신태용 감독님은 정말 아버지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너무나도 감사드린다. 부족한 선수인데 항상 챙겨주고 좋아해주시고 또 좋은 선수라고 얘기해주신다. 그런 모습들이 경기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축구를 하는 선수가 많고. 배워야 할 부분의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행복하다.

-개인적인 목표는? 2승만 하면 메달이다.

”큰 목표를 갖고 여기에 왔다. 이제는 한 경기, 한 경기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온두라스전만 생각해야 한다. 선수들이 회복하는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회복 잘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멋진 모습 보여줬으면 한다.“

-결국은 골이다. 어깨가 무거울 것 같은데.

”그런 부담감은 여기서 많이 줄어들었다. 오늘 경기도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치중하면서 지켜야겠다는 마음 더 갖고 있었다. 골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많다. 골은 진짜 기회가 오면 넣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나도 골 욕심이 많은 선수다. 개인적인 욕심보다 다같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 그런 욕심을 버리고 팀 욕심을 더하고 싶다.“

-끝난 후 라커룸 분위기는?

”좋았다. 자기마음대로 100% 만족하는 선수는 없었다. 그런데 어려운 경기 이길 수 있는 것도 능력이다. 선수들한테 격려 많이 해줬다. 이런 경기는 처음 해봤다. 이런 경기를 통해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황희찬

-승리 소감은?

“어려운 경기인데 조 1위로 올라가고 다같이 열심히 뛰었다는 게 기쁘고 좋다.”

-막내라 감회 남다를 듯 하다.

“형들이 잘 챙겨주고 도와주고 그래서 좋은 경기력 나온 듯하다. 코칭스태프도 잘 챙겨주셔서 잘 적응하고 좋은 경기를 했다. 걱정했던 것 보다 이 팀에 빠르게 적응했다.”

-경기초반 힘들었는데.

“서로 호흡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고생했는데 후반에 전술적으로 잘 돌아간 것 같다.”

-라커룸 상황 설명 좀 해주면.

“다같이 오늘까지만 일단 즐기자고 하면서 축제였다. 노래를 틀어놓거나 그러지는 않고 다같이 파이팅 외치고 마무리. 감독님도 기쁘게 생각한다. 고맙다고 얘기하셨다.”

-우리가 전반에는 공격적으로 나온 거 아닌가?

“멕시코가 생각보다 강했다. 많이 밀고 왔고 우리도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어서 밀리는 경기를 했다. 세 경기 연속 선발이긴 하지만 힘들다는 생각 안하고 형들과 감독님 믿음에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자기 평가를 한다면?

“팀한테 미안했다. 더 많이 뛰면서 수비수들 괴롭히고 형들이 쉬게 해줬어야 하는데 반성해야 할 듯하다.”

-선수들은 1위로 벨루 가고 싶었나 2위로 브라질리아 있고 싶었나?

“우리야 뭐 어디를 가도 상관없다. 그래도 기왕이면 1위가 좋지 않나.”

-흥민이형이 안 괴롭히나?

“조금 괴롭혀요. 근데 되게 형이 잘 챙겨주셔서 저도 편하게 장난도 칠 수 있고 그래서 운동장에서 흥민이형이랑 얘기 많이 하고 좋은 듯하다.

-세리머니 준비하는 것은?

“아직 없고. 둘 다 이번 경기 승리가 간절해서 어젯밤부터 아침 내내 이기자는 얘기만 했다.”

-경기 전에 온두라스 결과 알았나?

“알고 들어갔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경기 생각안하고 오늘은 무조건 이기자고만 했다.”

-8강 각오는?

”일단 오늘 경기력은 아쉬웠지만 우리가 이기고 조1위로 갔다는 게 중요하다. 8강에서도 이기고 좋은 경기 하도록 하겠다.“

-올해는 이등병의 편지 트는 선수 없나?

”우리는 그냥 걸그룹 아이돌 노래 듣는다.“

◆석현준

-경기 소감은?

”어려운 조에서 1위로 올라갔다는 것만으로 소름이 돋는다. 동생들한테 감사하다. 기분이 좋다“

-멕시코 어땠나?

”골대 맞을 때는 아찔했다. 그러나 모두가 골을 안 먹겠다는 의지 강했다. 하늘도 도왔다. 마지막에 창훈이 골이 승리할 수 있었다“

-8강 상대는 온두라스다

”포르투갈 등 강팀을 강대로 온두라스도 조에서 살 싸우고 올라왔다.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포르투갈에서 뛰었다

”그래서 포르투갈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포르투갈이 워낙 잘 하는 걸 다들 알고, 우승후보 중 하나다. 물론 온두라스도 쉽게 볼 상대는 아니다“

-부상 장면이 있었다.

”발목이 살짝 돌아가는 상황이 있었다. 심한 것 같진 않다“

-올림픽 시작하고 계속 부상이 따른다.

”그렇다. 올림픽에서 자꾸 부상이 생긴다.(웃음) 감사하게도 다른 선수들이 잘해줘서 그 자체가 감사하다“

-최다 골 얘기도 나온다.

”골을 넣을 때 욕심을 낸 적은 없다. 팀을 위해 이기기 위해 골을 넣었다. 앞으로도 골로 팀을 돕고 싶다“

-몸은 좋아지고 있나?

”느낌은 나아지고 있다. 매 경기 90분 뛰지 않지만 경기 감각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한 번만 더 이기면 4강이다

”우리는 4강 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8강도 준비 잘 할 것이다. 이긴다면 4강도 똑같이 준비할 것이다“

-터키행이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단 터키쪽으로 갈 것 같다. 이적은 아니고 임대로 갈 것 같다. 포르투에서 1년 정도 임대로 보내줄 것 같다“
◆정승현

“오늘 일단 승리했다. 조1위로 올라가 굉장히 기쁘다. 기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우리 목표는 메달권이다. 오늘까지만 기뻐하고 다시 준비를 잘해야 한다.”

-라커룸 분위기는

“흥민이형이 흥분을 많이 해서 굉장히 시끄러웠다. 오늘까지만 기뻐하고 다시 준비하자, 라커룸 나가는 순간 우리목표를 보고 준비하자고 이야기했다. 현수형 등 와일드카드형들이 주축으로 말했고 우리도 그리 생각했다.”

-수비진에 힘든 경기였다.

“멕시코 공격진이 빠르고 좋은 선수들이었다. 독일도 좋은 공격수였지만, 멕시코도 그랬다. 그래도 끈끈히 수비가 앞에서부터 열심히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

-수비진 미팅의 효과인가

“스웨덴과 평가전부터 계속 매일 미팅을 했다. 점차 조직적으로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미팅을 하면서 또 우리가 끈끈해지고 하나가 된다.”

-개인적으로 오늘 경기력은 어땠나.

“모르겠다. 정신없이 죽기살기로 했다. 비디오 보면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부족한점이 많다. 올라가면 더 좋은 공격수들과 만나기에 준비를 잘해야 한다.”

-골대 맞았을 때 어땠나?

“소름이 돋았다. 깜짝 놀랐다. 전반부터 밀렸는데, 밀려도 우리가 질 것 같은 기분은 안 들었다.”

-수비진 능력을 보여준 것 같나

“오늘 무실점 한 것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하는데, 아직 부족한점이 많다. 조직적으로 점차 좋아지는 걸 느끼니까 더 잘 할 것이라 본다.”

-장현수와 호흡은, 파트너가 계속 바뀌는데

“현수형은 괜히 국가대표가 아니다. 값어치를 하는 선수란 걸 같이 뛰며 느낀다. 나또한 굉장히 배운다. 듬직하고… 규백이형도 좋고 잘하지만 현수형이 괜히 국가대표가 아니란 걸 실감한다. 어렵지 않다. 셋이 이야기 많이 해서 별 문제가 없다.”

-온두라스 경험은 있나?

“후반전 20분정도 뛰었다. 그때는 온두라스에 별로 신경을 안 썼다. 내가 대표 뽑혀야한다는 생각만 있었다. 조직적인 팀이었다. 특유의 탄력도 있고, 절대 쉽게 볼 수 없다. 괜히 8강에 올라온 것 아닐 것이다. 오늘도 우리는 마지막경기라 생각하고 임했다. 온두라스와 8강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포르투갈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데, 또 모른다. 우리가 1위로 올라갈지 아무도 생각 못했던 것처럼 방심하면 안 된다.”

◆장현수

-8강 진출 소감은?

“정말 제가 간절하게 원했던 올림픽에 와서 8강이란 성과를 얻었다. 저 하나 잘해서 얻은 성과가 아니라 모두가 잘해서 얻은 성과다. 앞으로도 팀이 하나가 돼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
-앞으로 2번 더 이겨야 한다.

“하던 데로 해야 된다. 오늘 경기력은 조금 하고자하는 경기력은 아니었다. 승리는 했지만. 8강전에선 더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하고 싶다.”

-오늘 잔 실수가 많았고 수비도 불안하기도 했다.

“감독님은 공격적으로 하라고 말씀하셨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그런 부분이 있었다. 제가 경기 도중 선수들을 많이 다독였다. 그래서 실점을 안 한 것 같다. 오늘 수비적으로 경기를 했지만 수비가 잘 버텨줬다. 또 하나의 과제를 넘긴 거 같다. 수비 지적도 많이 나왔지만 오늘 수비가 탄탄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수비적으로 몇 점 주고 싶나

”무실점 했으니 100점 주고 싶고. 저뿐 아니라 공격수 11명 모두 100점 주고 싶다. 앞에서 많이 뛰어줘서 수비가 덜 힘들었다. 물론 패스미스도 많았고 잔 실수도 많았지만 수비적으로는 90점 이상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배들 이야기 들어보니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주눅이 든 선수들도 꽤 있는 것 같다.

“우리 팀이 사실 경험이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런 부분 메우려고 저와 흥민이 현준이가 항상 이야기하면서 올림픽이 쉽지 않은 무대다. 간절히 원한만큼 상대도 이 무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우리가 지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선수들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 뛰는 거 영광스럽기는 하지만 긴장되고 위축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부분은 형들이 많이 이야기한다.”

-그라운드에서 이야기 많이 했나?

“좀 더 보완해야할 점이 많다. 저 혼자만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올림픽 와서 센터백 자리 뛴 느낌은?

“승현이와 이야기 많이 하면서 미팅을 많이 했다. 공격적인 빌드업 부분에선 보완해야할 점이 많았지만 수비적인 측면에선 꽤 괜찮았다.”

-다음 경기에서도 센터백?

“감독님이 어느 포지션에 세울지는 모르겠지만 어디서 뛰든 리더다운 모습 보여드리겠다.”

-오늘 축하 분위기일 텐데 후배들에게 무슨 말할거냐.

“샤워하고 이야기했는데 이 분위기를 오늘까지만 즐기자고 했다. 내일부터는 8강 온두라스전에 집중해야 한다. 오늘만 리프레쉬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축구 생각만하자고 했다.”
◆박용우

-8강에 오른 소감은?

“8강에 올랐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다들 기뻐하는데 나는 얼떨떨했다. 좋아해도 되는 건가 싶었다. 경기에 이긴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사실 멕시코전을 치르면서 우리가 8강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눈앞의 경기에서 무실점 해야 하고, 이겨야 한다는 것만 생각했다. 8강전도 우리가 이겨야 할 한 경기가 더 생긴 것이라 생각한다.”

-공을 소유하지 못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한 것 같다.

“멕시코가 꼭 이겨야 하는 입장이라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해왔다. 그라운드의 상태도 상당히 좋지 않아 뜻 한대로 빌드업이 되지 않았다. 공을 잡아도 멕시코 선수들이 강하게 압박해 와서 급한 마음에 실수를 저질렀다.”

-장현수의 위치이동으로 수비진이 혼란스럽지는 않은가?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단체미팅이 끝난 후 매일 수비형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모여 따로 미팅을 10~15분 정도 하고 있다. 수비불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서 주장 장현수 형이 주도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미팅을 하면서 경기도중 일어나는 상황, 커버플레이라든지 빌드업 등등에 대해 서로의 역할을 이야기 한다.”

-이창민과 이찬동은 스타일이 다른데 호흡은?

“내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내가 좀더 수비적으로 받쳐주면 창민이가 더 공격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찬동이가 버텨주면 내가 공격쪽으로 더 올라갈 수도 있다.”

-이제부터 토너먼트라 수비안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토너먼트에서는 수비가 강한 팀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수비에 최우선을 둬야 한다. 수비진은 매 경기 목표가 무실점이다. 실점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이 뛰고 빈 자리를 잘 메워야 한다. 오늘 빌드업에서 부담이 있었는데 세밀하고 침착하게 해나가도록 하겠다.”

-몸 상태는 어떤가.

“피지전에서 경기를 쉬었고, 독일전에서 첫 경기를 치렀다. 첫 경기여서 그런지 독일전에서는 몸이 무거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뛰면서 좀 더 나아졌고, 다음 경기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라질리아=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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