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셋 워킹맘’ 암스트롱, 사이클 사상 첫 올림픽 3연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1일 16시 33분


“난 병원에서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다. 오늘이 모든 엄마들에게 힘을 주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

미국의 크리스틴 암스트롱(43)이 자신의 생일인 11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로드사이클에서 우승하며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참가선수 25명 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암스트롱은 사이클 사상 첫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더욱이 이날은 암스트롱의 생일이어서 스스로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준 셈이 됐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2009년 은퇴했던 암스트롱은 2011년 복귀해 이듬해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다시 은퇴했다. 이후 그는 미국 아이다호의 한 지역 병원에서 건강 관리자로 일하며 아들을 키웠다. 그녀가 지난해 5월 사이클 복귀를 선언했을 때 주변에서는 ‘정점을 두 번이나 찍어놓고 왜 돌아오느냐’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그녀의 이유는 단순 명쾌했다. “다시 (우승) 할 수 있기 때문이며, 나는 사이클을 사랑한다.”

이날 경기에서 암스트롱은 29.7km를 44분 26초 42에 주파하며 자신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2위 올가 자벨린스카야(러시아)와의 격차는 5.55초였다. 암스트롱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결승선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섯 살 난 아들 루카스를 끌어안았다.

암스트롱은 올림픽 챔피언 자리를 지킨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은퇴해야 한다고 오랫동안 들어왔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많은 선수들이 증명하고 있지 않느냐”고 답했다. 암스트롱은 “아들은 내가 사이클 위에 앉아 있을 때는 ‘엄마’가 아니라 ‘크리스틴 암스트롱’이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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