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첫 2관왕의 주인공이 된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의 장혜진(29·LH)이 개인전 금메달의 맛을 “배 고플 때 먹는 초코파이”로 비유했다.
장혜진은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이같이 말했다.
리우올림픽 양궁 단체전 금메달을 ‘무지갯빛 솜사탕같다’고 표현했던 장혜진은 개인전 금메달을 초코파이 맛이라고 비유하며 “리우에 와서 초코파이를 제일 맛있게 먹었다. 하루에 1개는 무조건 먹었다. 지금까지 한 박스 넘게 먹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양궁 여자 개인전 4강에서 기보배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장혜진은 독일의 리사 운루를 세트스코어 6-2(27-26 26-28 27-26 29-27)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8일 단체전 금메달까지 2관왕이다.
장혜진은 “런던 올림픽 선발전 4등 선수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서 후련하고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금메달 확정 순간에 이어 시상식에서도 눈물을 보인 장혜진은 “시상식에 서니 선발전에서 힘들었던 과정이 생각났다. 애국가를 들으니까 울컥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4등으로 출전 선수들과 동행했지만 시합에는 나서지 못했던 장혜진은 “그때 몰래 훈련하면서 다짐했다. 꼭 돌아와서 저렇게 사선에서 활을 쏴야겠다고. 결승전 사선에 섰을 때는 정말 꿈만 같았다”고 털어놨다.
결승 당시 무슨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막상 결승에선 활을 쏘느라고 생각을 못했다. 오직 한 발 한 발만 생각했다. 마지막에 쐈을 때, ‘이게 올림픽 결승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장혜진은 개인전 금메달을 예상 못했다면서 “결승전이라는 생각보다는 한발, 한발만 생각하고 임했다. 마지막 발을 남겨두고 올림픽 결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렌즈 한 번 깨보려 했는데 잘 못 쐈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금메달의 의미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긍정적인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승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16강에서 북한의 강은주와 붙었을 때를 꼽았다. 장혜진은 “남북대결이 처음이다 보니 한국에서 그만큼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연습 때, 북한의 (강)은주랑 같이 쐈는데 잘 쏘더라. 바짝 긴장했는데 (강은주가)첫 발에 10점을 쏘더라”고 떠올렸다.
장혜진은 “결승 당시 바람이 강하게 불어 손이 빠져 나가는 것 같았다”며 “다른 선수들이 바람이 많이 불어서 실수할 때 자세를 눈여겨봤다. 사선에 들어가면 내가 해야 할 것만 자신 있게 쏘자고 생각했고, 그렇게 했다”고 비결을 전했다.
준결승에서 2012 런던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기보배를 이기고 올라온 것에 대해서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힘들었다. 보배와 한다고 해서 다른 걸 느끼기보단 각자 집중해서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탈락한 막내 최미선을 향해서는 “기보배와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솔직히 미선이가 개인전 금메달을 딸 줄 알았다. 가장 컨디션이 좋았다. 주변에서 많은 기대를 해서 어린 나이에 부담이 됐을 것이다. 그래도 사선에서 자기가 할 몫을 다했기 때문에 절대로 낙심하지 말았으면 한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장혜진은 한국 나이로 올해 서른 살. ‘늦게 꽃이 핀 선수’라고 불린다. 이에 대해 장혜진은 “잘 안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언젠간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에 관한 질문에는 “생각도 안 해 본 건데”라고 답했다.
장혜진은 소원을 묻는 질문에 “딱히 소원이라기보다 정말 힘든 과정들 속에서 무언가를 해냈다는 마음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가서 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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