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2016 리우올림픽]英 패러, 1만m 런던대회 이어 금메달
6바퀴째 충돌 선두권서 하위권 추락… 대추격전 펼쳐 2바퀴 남기고 선두로
“끝났다 생각했지만 가족 위해 뛰어”
‘모봇’이라는 별명은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로봇처럼 지치지 않는 심장을 가져 ‘모봇(Mo+Robot)’이라 불리는 모 패러(33·영국)가 넘어지고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소말리아 출신의 육상 중장거리 최강자 패러는 14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육상 남자 1만 m 경기에서 초반 선두그룹에 포함돼 달리다 6바퀴를 통과한 지점에서 선수들끼리 부딪히며 넘어졌다. 그가 일어났을 때 대부분의 선수들은 패러를 앞서 달리고 있었다. 육상 달리기 종목은 한번 넘어지면 회복이 쉽지 않다. 리우 올림픽 성화 최종 주자인 브라질의 반데를레이 지 리마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막판까지 선두를 달리다 갑자기 코스에 난입한 관객이 레이스를 방해한 탓에 3위를 한 ‘비운의 선수’다.
하지만 곧바로 일어나 엄지를 세우며 괜찮다는 신호를 보낸 패러는 트랙을 돌 때마다 순위를 끌어올렸다. 22바퀴를 도는 이 종목에서 2바퀴를 앞두고 선두로 치고 나간 패러는 결승선을 200m 남겨 놓고 폴 타누이(케냐)에게 잠시 역전을 허용했지만 결승선 앞 70m 지점에서 다시 선두로 나서 27분05초17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위 타누이와는 0.47초 차.
패러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1만 m와 5000m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남은 5000m에서도 우승하면 1976년 라세 비렌(핀란드)에 이어 40년 만에 2회 연속 2관왕을 차지하게 된다. 30세가 넘은 패러는 지난해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2회 연속 2관왕을 차지하는 등 최근 4차례 메이저대회에서 5000m와 1만 m를 휩쓸었다. 우승한 뒤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M’자를 만들어 보인 패러는 “넘어졌을 때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가족을 생각하며 다시 뛰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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