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포수 유강남은 요즘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다. 한반도를 집어삼킨 폭염 때문이 아니었다. 매일 같이 하고 있는 ‘포수공부’가 그 원인이다. 그는 경기가 끝나면 항상 책상 앞에 앉는다.
노트를 펼치고 지난 경기를 복기한 뒤 다음날 경기를 대비한 예습까지 한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무더운 날씨에 무거운 포수장비를 차고 3시간이 넘는 경기를 마치면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다. 그래도 유강남은 “어쩔 수 없다. 무조건 공부를 해야 한다. 아니면 다음날 ‘포수미팅’에서 경기 포인트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귀띔했다.
유강남이 말하는 ‘포수미팅’이란 LG 김정민 배터리코치의 지도하에 열리는 포수들만의 브리핑 시간을 일컫는다. 포수들은 선수단 미팅이 끝나면 별도로 모여 그날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코치가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게 아닌 선수가 관련 내용을 직접 발표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김 코치는 “경기 전 포인트는 미리 준비를 하지 않으면 얘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공부를 해야 한다”며 “아무래도 포수니까 꾸준히 공부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유)강남이도 신인 때부터 공부를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강남이 ‘주경야독(晝耕夜讀)’하며 써내려간 포수노트가 어느새 3권이 넘어가고 있다. 김 코치는 최근 날이 무더워지고 2연전 체제로 인해 피로도가 높아진 선수들을 위해 직접 브리핑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지만, 제자의 학구열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그는 “아직 포수로서 부족한 점이 많아 배워야 할 게 많다”고 다부지게 말하고는 “포수미팅에서 뭐라도 얘기하려면 준비를 해야 한다. 노트에 적지 않으면 잘 외워지지 않아서 열심히 쓰면서 공부하고 있다. 피곤하지만 당연히 해야 하는 거니까 하고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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