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킥 선제골-승부차기 마무리 골… 거리 뛰쳐나온 팬들 “네이마르” 연호
獨에 2년전 월드컵 참패 설욕
브라질과 독일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브라질의 마지막 키커로 네이마르(24)가 나오는 순간 리우데자네이루 시내는 정적에 휩싸였다. 텔레비전으로 경기를 보던 한 올림픽 자원봉사자는 길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잠시 기다리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고는 “브라질 축구 역사에 가장 중요한 장면이 탄생하길 기다리고 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네이마르의 발을 떠난 공이 골 망을 흔들자 결승전이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거리로 뛰쳐나온 브라질 국민들은 자국 국기를 흔들면서 “네이마르”를 연호했다.
이날 브라질은 독일과 120분간의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이지만 올림픽에서는 번번이 정상 등극에 실패했던 브라질은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에서 1-7 참패를 안긴 독일을 꺾으면서 명예 회복에도 성공했다.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의 주장 네이마르는 이날 맹활약을 펼치면서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전반 26분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네이마르는 승부차기에서도 침착하게 팀 승리를 확정짓는 골을 성공시켰다. 조별리그 당시 무득점에 그쳐 ‘역적’으로 몰리기도 했던 그였지만 와일드카드로 참가한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에서 마침내 ‘영웅’으로 거듭났다. 네이마르는 브라질의 우승이 확정되자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그는 “나는 동료들과 함께 역사적인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번 우승은 브라질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축구는 2년 전 브라질 월드컵 우승에 실패하고 올해 남미축구선수권대회에서 29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을 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자국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브라질 축구의 에이스 네이마르와 23세 이하 유망주가 출전한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게 됐다.
네이마르는 “주장으로서 어린 선수들과 친구처럼 지내려고 노력했다. 내가 후배들에게 가르쳐준 것보다 축구에 대한 강한 열정을 지닌 후배들을 통해 내가 배운 것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으로 브라질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그이지만 앞으로 대표팀 주장이 안아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가대표팀(A대표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찬 적이 있는 네이마르는 “오늘 이후로는 브라질 축구팀의 주장을 맡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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