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마라톤 종목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레이사 릴레사(26·에티오피아)가 결승선과 시상식에서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은 행동을 해 은메달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가운데, 과거 올림픽에서 나온 정치적 퍼포먼스들도 조명 받고 있다.
과거 올림픽에서 정치적 퍼포먼스로 메달을 박탈당한 대표적인 사건은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나온 미국의 흑인 선수 두 명의 ‘인종 차별 반대’ 퍼포먼스다.
당시 남자 육상 2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시상대에서 검은색 장갑을 낀 채 손을 들어 올리는 ‘블랙 파워 설루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당시 극심했던 인종차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퍼포먼스였다.
두 사람의 퍼포먼스는 메달 박탈로 이어졌다. 올림픽 위원회는 두 사람의 행위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면서 선수 자격까지 빼앗았다.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생도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시상식에서 가슴의 일장기를 월계수로 가려 나라 잃은 슬픔을 표현했다. 당시 동아일보는 손기정 선생의 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워 기자 8명이 구속되고 9개월간 신문 발행이 금지되는 고초를 겪었다.
최근에는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패럴림픽에서 우크라이나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후 손으로 메달을 가리는 침묵 시위를 통해 자국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개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리우올림픽 마라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페이사 릴레사는 결승선과 시상식에서 두 팔을 엇갈리는 정치적 퍼포먼스로 에티오피아 정부를 비판했다. 릴레사는 “에티오피아 정부의 폭력적인 진압을 반대하는 의미”라면서 “나는 평화적인 시위를 펼치는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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