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취재하기 위해 브라질로 향하는 내내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2년 전 월드컵부터 3번째 브라질 방문이지만, 하루를 넘기는 긴 비행시간 동안 채 3시간도 잠들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처음 경험할 종합대회, 실수하면 어쩌지? 전 종목은커녕 대한민국 선수단이 출전하는 경기조차 모두 커버할 수 없는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찾은 현장에서 소득이 없으면 어떻게 하지? 엉뚱한 곳만 향하는 것 아냐?
걱정할 틈도 없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면서부터 일이 파도처럼 밀려오니 금세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숙소를 찾고, 대회기간 동안 사용할 개인전용 유료 인터넷을 구입하고 숙소 → 미디어센터, 미디어센터 → 각 경기장 셔틀버스 시간표와 동선을 파악하는 데 첫 날이 훌쩍 흘렀습니다. 적응 완료.
개막식을 보기 위해 ‘브라질축구의 성지’ 마라카낭 스타디움을 향하던 설렘과 더불어 ‘사격황제’ 진종오가 남자 10m 공기권총을 5위로 마치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시작한 올림픽이었습니다. 양궁 남자단체전을 포기하고 사격장을 찾았는데, 처음부터 ‘동선 미스’라니…. 역대 올림픽은 대개 사격에서의 금빛 총중으로 시작된 걸 아시죠? 다행히 우리 선수들이 획득한 9개의 금메달 중 6개를 직접 지켜봤으니 나름 성공한 셈입니다. 물론 금메달 못지않은 감동을 안긴 은·동메달도 많았고요. 올림픽 관전의 사실상 마지막 일정이었던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의 눈물은 아주 오래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물론 사고도 참 많았습니다. 노트북이 갑자기 먹통이 돼 2차례나 교체한 기억은 정말이지 끔찍했습니다. 변기가 고장 난 숙소는 애교였죠. “해결할 수 없으니까 (서비스센터가 있는) 상파울루로 가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다리가 바르르 떨렸습니다. 당장 기사 송고는?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문자 메시지로 기사를 쓰려 했다니까요. 폐막일 아침에는 숙소 전체가 정전됐더라고요. 개인 방이 아니라, 8층짜리 빌리지 7동 전부가….
그래도 추억만 담으려 합니다. 잠자는 시간을 쪼개 찾아간 리우의 명소들,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지켜본 비치발리볼, 마라카낭에서 직관한 브라질 축구의 전진, 더 이상 올림픽에서 볼 수 없을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물살 가르기,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역주 등 올림픽을 즐길 기회도 충분히 많았으니까요. 좋은 기억 많이 얻고, 견문 많이 넓혀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