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까지 63승1무48패(승률 0.568)로 3위를 질주하고 있는 넥센의 승패마진이다. 21일 고척 삼성전 승리로 올 시즌 처음 승패마진 +15에 도달했다. 3게임차 앞서있는 2위 NC(62승2무41패)보다 오히려 1승이 많다. 지난해 112경기를 치른 시점(59승52패1무)의 2배가 넘는 승패마진을 기록 중인 것은 그야말로 경이적이다.
당초 넥센의 올 시즌 전망은 밝지 않았다.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 손승락(롯데)이 팀을 떠났고, 필승계투조 조상우와 한현희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이탈했다. 그야말로 차·포·마·상을 모두 뗐다. 설상가상으로 11일에는 사기 및 횡령·배임 혐의를 받은 이장석 서울 히어로즈 대표에게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16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서울중앙지법이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해 한숨을 돌렸지만, 아직 불씨가 꺼지진 않았다. 이 같은 경기 외적인 요소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다. 11일 이후 6승4패의 성적은 선수단의 ‘마이웨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6월까지 39승34패1무(0.534)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을 때도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해 후반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7월을 +7의 승패마진(14승7패)으로 마치며 사실상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선발난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일본프로야구(세이부) 무대로 떠났던 앤디 밴 헤켄을 데려온 것도 ‘신의 한 수’였다. 밴 헤켄의 올 시즌 성적은 5경기 4승, 방어율 0.84. “밴 헤켄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한다”던 염경엽 감독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을 요소요소에 배치하며 한계를 뛰어넘은 것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올해 처음 1군을 경험한 박정음이 주전 한자리를 꿰찬 것, 중고신인 신재영이 토종 에이스로 자리 잡은 것 등이 좋은 예다. “선수가 없으면 키워서 쓴다”는 난제를 풀어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