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에 참가한 206개국 가운데 42%만이 자국 국기를 시상대에서 보는 영광을 누린 것이다. 금메달을 딴 국가는 59개국에 불과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자국 국가가 울려 퍼지는 것을 지켜본 사람들의 감동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바레인, 베트남, 싱가포르, 요르단, 코소보, 코트디부아르, 타지키스탄, 푸에르토리코, 피지 등 총 9개국이 그 주인공이다.
테니스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모니카 푸이그는 푸에르토리코에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푸이그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했지만 조국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 시상대에 오른 푸이그는 눈물을 흘리느라 열심히 외웠던 국가를 제대로 부르지도 못했다. 그는 “내 조국이 얼마나 이 영광(금메달)을 원했는지 잘 안다”며 금메달을 조국에 바쳤다.
여자 유도 52kg급에서 우승한 코소보의 마일린다 켈멘디는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선 알바니아 국적으로 뛰어야 했다. 세르비아의 자치주였던 코소보는 2008년 독립했지만 2014년에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가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우승 후 “항상 올림픽에 코소보 국기와 국가가 있었으면 했다”며 “이 기분은 수백만 달러와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조국에 첫 금메달을 선물한 선수들은 자국에서 ‘스포츠 영웅’으로 환대받았다. 마이클 펠프스(미국)를 누르고 수영에서 금메달을 딴 싱가포르의 조지프 스쿨링에게 싱가포르 정부는 입대 시기를 4년 연장해 줬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위한 배려다. 사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베트남의 호앙쑤언빈은 정부 포상금으로 10만 달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 럭비 7인제 결승과 태권도 남자 68kg급에서 각각 금메달을 수확한 피지와 요르단은 총리와 국왕이 직접 나서서 선수단 환영 행사를 준비했다.
반면 귀화 육상 선수인 루스 제벳(여자 3000m 장애물)이 딴 첫 금메달로 바레인은 “돈으로 금메달을 샀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케냐 출신 유망주였던 제벳은 바레인의 제안으로 2013년부터 바레인 대표선수로 뛰고 있다. 아프리카 출신 육상 유망주 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바레인은 이번 대회에서 귀화 육상선수들 덕분에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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