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코칭스태프는 한 투수를 만나는 날이면 이렇게 한숨부터 내쉬었다. 롯데가 언급한 투수는 ‘거인 천적’라이언 피어밴드(31·kt). 그는 지난해 한국 데뷔 이후 유독 롯데전에서 강한 면모 를 드러내며 거인군단에 공포감을 안겼다.
24일 경기는 피어밴드와 롯데의 천적관계를 여실히 증명했다. 울산문수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선발등판한 피어밴드는 6.2이닝 10삼진 1실점(무자책) 쾌투로 팀에 8월 첫 선발승을 안겼다. kt는 피어밴드의 7승(10패)째 호투를 앞세워 롯데를 5-2로 제압했다.
피어밴드는 넥센 시절을 포함해 올 7월 kt 입단 뒤에도 롯데전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보였다. 넥센 시절 롯데를 상대로 거둔 성적은 6경기 2승2패 방어율 3.00(36이닝 12자책). 승수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상대팀 중 가장 낮은 방어율로 개인성적을 한껏 끌어올렸다.
올 시즌 도중 유니폼은 바뀌었지만 천적의 면모는 사라지지 않았다. 피어밴드는 kt 입단 후 첫 등판이던 7월31일 수원 롯데전에서 8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8회까지 삼자범퇴 이닝이 5번일 정도로 롯데 타자들이 맥을 추지 못한 경기였다.
그러나 피어밴드는 이후 3경기에서 3패를 떠안으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그를 건진 구원의 밧줄은 이번에도 롯데였다. 피어밴드는 1회를 세 타자로 처리하는 등 6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몸에 맞는 볼에 이어 자신의 보크와 포구 실책으로 1점을 내주고 공을 장시환에게 넘겼다. 최종 성적은 6.2이닝 4안타 3볼넷 10삼진 1실점(무자책).
피어밴드는 이날 의미 있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그가 던진 128구는 역대 개인 최다투구수였고, 10개의 삼진 역시 개인통산 최다기록과 타이였다. 더불어 kt 창단 후 한 경기 최다삼진을 잡아낸 투수로도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