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언더파 공동 선두로 한국여자프로골프(K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4라운드에 나선 김예진(21·요진건설).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김예진은 6번 홀까지 1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7번홀(파4)에서 퍼트를 할 때 캐디를 맡은 아버지 김남철 씨(52)가 우산을 씌워주는 바람에 뒤늦게 2벌타를 받아 위기를 맞았다. 골프 규칙에는 선수가 스트로크를 할 때 자기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이 비바람을 막아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9번홀에서 경기위원회로부터 벌타를 통보받은 김예진은 10번홀부터는 우산을 쓰지 않고 경기를 치렀다. 그는 “미안해서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우산을 접자’고 말씀드렸다. 더 독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예진은 28일 강원 정선 하이원CC(파72)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었지만 경쟁자들도 부진했던 덕분에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정규 투어에 데뷔한 그는 톱10에 10차례 진입하는 등 신인왕 포인트 2위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날 생일이었던 김예진은 우승의 영광을 부모님께 돌렸다. 그는 “내 태몽은 암흑에서 매화가 하얗게 피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대회 공식 연습일에 같은 꿈을 꾸셔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승까지 차지했다”고 말했다. 탁월한 운동 신경을 물려준 아버지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운동 유전자(DNA)는 야구 선수로 활동하시다가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 두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때마다 아버지가 웃으면서 힘을 주셨는데 오늘은 (벌타 때문에) 눈도 마주치치 못하셨다”며 “벌타는 아버지 책임이 아니라 선수인 내가 확인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생애 첫 우승을 생일에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