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프로야구 시즌 20호 홈런 폭발… 과거 2할대 타율도 0.340으로 도약
평균자책 2.02 마운드 위력도 여전
만화 속 주인공이 아니다.
일본 프로야구의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22)가 시즌 스무 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다. 니혼햄의 오타니는 27일 일본 사이타마 현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방문경기에서 9회초 대타로 출전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해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최고 구속 160km의 강속구를 던져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오타니는 현대 야구에서 보기 드문 투타 겸업 선수다. 일본에서는 두 개의 칼을 쓰는 무사에 비유해 ‘이도류(二刀流)’라고 부른다.
오타니의 20호 홈런은 이도류와 관련된 반복된 논쟁 속에서 나온 것이라 더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려서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꿔 온 오타니가 빅리그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투타를 겸업하기보다는 ‘한 우물만 파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중에서도 타석을 포기하고 마운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대다수다.
그러나 이 같은 조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오타니의 기량은 투타 양면에서 고루 진화하고 있다. 올 시즌 오타니가 친 홈런은 이미 2014시즌 오타니가 세운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10개)의 두 배다. 타수 대비 홈런 개수로 치면 오타니의 홈런 페이스(12.2타수당 1개)는 일본 퍼시픽리그 홈런 1위인 외국인 타자 브랜던 레어드(29·14.9타수당 1개)를 뛰어넘는다. 오타니는 과거 2할대에 머물던 타율도 0.340으로 끌어올렸다.
마운드에서도 위력은 여전하다. 28일까지 8승 4패를 기록하며 시즌 개막 전 목표로 세웠던 20승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지만 평균자책점은 2.02로 프로 데뷔 이래 가장 낮다. 손가락 물집으로 지난달 24일 이후 한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탈삼진(78개)도 예년 못지않다.
가장 중요한 건 오타니 스스로가 투타 모두에 애착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오타니는 일찍이 투타 겸업 논란에 대해 “나는 처음부터 투타 겸업을 했다”며 어느 하나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었다. 또 국제 대회에서 주로 마운드에 올라왔던 것과 달리 내년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투타 겸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타니에 대한 훈수가 난무하는 가운데 메이저리그 선수 출신으로 현재 샌디에이고 운영 고문을 맡고 있는 노모 히데오(48)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우선이다. 야구 팬으로서 메이저리그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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