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은 지난해 6월 7일부터 7월 30일까지 54일 동안 줄곧 4위를 지켰다. 이 기간 넥센을 기준으로 1~3위와 중하위권이 각자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프로야구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바로 넥센 산성이다.
올해 넥센 산성은 기간도 더 길어지고 순위도 올랐다. 올해 넥센은 5월 29일 이후 만 3개월(93일) 동안 계속해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9일까지 4위 KIA와 8.5경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올해도 하위권에서 넥센 산성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넥센이 2.5경기 차이로 앞서 있는 2위 NC를 따라 잡을 확률이 더 높은 상태다.
●4위 KIA가 제일 유리?
결국 남은 시즌 중위권 관전 포인트는 1경기 차이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4위 KIA, 5위 LG, 6위 SK 세 팀 중 누가 4위를 차지하느냐 하는 것이다. ‘가을 야구’ 마지노선은 5위지만 4위 팀이 1승을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기 때문에 4위와 5위는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남은 일정을 보면 가장 유리한 팀은 KIA다. KIA는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앞선 5개 팀과 17경기를, 뒤진 4팀과는 10경기를 각각 남겨두고 있다. 현재 상대전적과 똑같은 승률로 맞대결을 소화하게 되면 KIA는 14승 13패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이 경우 KIA는 71승을 기록하게 된다. 또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안치홍(26)이 4일부터 1군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역시 KIA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LG와 SK는 69승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무승부를 한 차례 기록한 LG(0.483)가 무승부가 한 번도 없는 SK(0.479)에 승률에서 앞서 5위로 와일드카드 진출 티켓을 따낼 수 있다. SK도 올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홈런 22개를 터뜨린 한동민(27·현 상무)이 돌아올 예정이지만 상무 선수들은 다음달 22일이 돼야 1군 무대에 복귀할 수 있다.
●롯데는? 한화는?
하위권 네 팀 중에서는 8위 롯데가 군 복귀 선수를 발판 삼아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포수 김사훈(29), 내야수 신본기(27), 외야수 전준우(30)가 한꺼번에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다음달 3일 돌아온다. 특히 롯데 팬들에게 반가운 선수는 전준우다. 외국인 타자 맥스웰(33)이 손가락 부상으로 잔여 경기 출장이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준우는 출장 기회를 얻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는 상태다.
지난주에 3승 2패를 기록한 7위 한화는 이번 주가 5강 경쟁을 이어가느냐 가지 못하냐를 결정하는 갈림길이 될 수 있다. 한화는 이번 주에 선두 두산과 맞붙은 뒤 한화만큼 갈 길이 바쁜 LG에 이어 튼튼한 산성을 자랑하는 넥센을 상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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