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이면 오현득 국기원 임시원장의 이사 자격이 끝난다. 새로 임명될 이사장은 더 이상 정치인이 맡거나 낙하산 인사로 이뤄져선 안 된다. 국기원의 수장은 정통 태권도인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
나는 미국에서 수련생을 지도하고 있다. 태권도는 미국 외에도 204개 이상의 국가에서 800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수련할 정도로 세계적 무예가 됐다. 그런 수련생들에게 국기원은 중앙 도장이자 성지다. 국기원장이 실무 이상으로 중요한 상징성을 지니는 이유다.
하지만 지금의 국기원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정관에도 없던 상근 감사제도를 만들어 이들에게 높은 연봉을 지급하고 연수원장 자리에는 1급 지도자 자격증도 없으며 태권도 교육 프로그램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을 앉혔고, 5단에서 9단으로 한 번에 승단할 수 있는 특별기금 월단 심사 제도를 추진해 태권도의 위상을 스스로 추락시켰다.
권위가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국기원이 예전의 위상과 권위를 되찾으려면 태권도 지도자들이 먼저 깨어나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태권도 최고수들의 단체이자 태권도 분야 어르신들의 집합체인 ‘9단 고단자회의’의 역할이 중요하다. 9단 고단자회의에서 정통 태권도인이 국기원장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태권도 최고수인 9단의 가치와 존엄성을 높이는 일에도 주력해야 한다.
국기원이 신뢰와 존경을 받는 ‘태권도인들의 상징’이 되기 위해서는 정통 태권도인을 존경하는 풍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것이 국기원을 바로 세우는 일이고,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이자 한국의 국기(國技)를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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