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이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면서 파르라니 깎은 머리를 드러냈다. 임창용이 위협견제구로 KBO로부터 3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데 대해 소속선수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중요한 승부처에서 선수단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삭발로 해석되고 있다. 광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IA 김기태 감독은 왜 삭발을 했을까. 김 감독은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 앞서 파르라니 깎은 머리로 나타났다. 갑작스런 ‘삭발’의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김 감독은 “덥네요, 더워”라며 특유의 미소를 보였지만, 현재 KIA를 둘러싼 분위기가 가볍지만은 않았다.
항상 짧은 머리를 유지하는 김 감독이지만, 하얗게 머리를 미는 삭발은 남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고참으로서 역할을 해야 했던 선수 시절이나 LG 팬들의 ‘청문회’ 사태를 겪었던 2011년 LG 수석코치 시절에도 삭발을 감행한 적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고참, 수석코치, 감독. ‘리더’의 변화는 지근거리에 있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줄 수밖에 없다.
메시지가 향하는 곳은 바로 선수단이다. 전날 마무리 임창용이 27일 광주 두산전에서 ‘위협 견제구’를 던졌다는 이유로 KBO로부터 3경기 출장정지를 받았다. 리더인 김 감독은 소속선수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느꼈을 것이고, 가을야구를 향한 승부처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흔들릴 수 있는 선수단을 다잡기 위해 직접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이 김 감독의 복잡한 심경을 완전히 헤아릴 수는 없다. 그러나 김 감독의 ‘행동’은 메시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이전까지 리더로서 김 감독의 삭발은 남다른 의미를 줬다. 김 감독은 하얗게 민머리를 만지며 말을 아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