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엔트리 23명인데 25명 데려와 합숙훈련도 이례적으로 긴 25일… 승리 보너스 50억, 2만명 원정 응원
韓 “20명이면 충분” 일찌감치 확정… 소집훈련도 단 3일, 보너스는 없어
1일 한국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치르는 중국 대표팀이 지난달 29일 입국했습니다. 전세기를 타고 왔습니다. 경기 엔트리는 최대 23명인데 가오훙보 중국 감독은 25명의 선수를 데리고 왔습니다. 경기 전날까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본 뒤 몸 상태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선수를 출전 명단에 올리겠다는 의도입니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서 엔트리 선정을 이렇게 늦추는 건 드문 일입니다.
중국은 승리 보너스도 화끈하게 걸었습니다. 한국에 이기면 3000만 위안(약 50억 원)의 보너스를 선수들에게 주기로 했습니다. 중국이 한국전을 준비하기 위해 합숙한 기간만 25일입니다. 성인 국가대표가 한 달 가까이 합숙 훈련을 하는 것 역시 월드컵 본선 때가 아니면 좀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1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중국이 최종 예선 첫 경기인 한국전에 사활을 건 듯한 모습입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아시아 예선에 참가하지 않았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딱 한 번 예선을 통과해 월드컵 본선 무대를 경험했습니다.
이런 중국을 상대하는 한국은 어떨까요. 우선 승리 보너스부터 얘기하면, 그런 건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중국을 승리 보너스를 걸어야 할 정도의 상대가 아니라고 보는 듯합니다. 중국전을 앞둔 대표팀의 소집훈련 기간은 3일입니다. 소집 선수는 20명입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2일 일찌감치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어차피 경기를 뛰는 건 선발 11명에다 교체 선수 최대 3명까지 14명이다. 20명이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여유 있는 모습입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축구 굴기(굴起·우뚝 솟게 일으켜 세움)’ 선언과 중국 슈퍼리그의 급성장으로 중국 축구를 보는 눈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추미(球迷·중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스의 별칭)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이 때문에 1일 한국-중국 경기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최소한 2만 명이 넘는 추미가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가주석이 한마디했다고 기량이 하루아침에 좋아지기는 어렵습니다. 슈퍼리그의 성장도 중국 대표팀의 실력과는 별개로 봐야 합니다. 슈퍼리그 구단 소유 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 톱클래스의 외국인 선수를 대거 영입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슈퍼리그의 일입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로 꼽히지만 그렇다고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아닙니다. EPL에서 뛰는 선수 중 잉글랜드 출신은 30%가량밖에 안 됩니다.
한국이 가장 최근 중국을 상대한 것은 지난해 8월 동아시안컵에서입니다. 당시 중국 우한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은 2-0으로 이겼습니다. 당시 한국 대표선수 23명 중 15명이 국내 K리거였습니다. 유럽파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대표팀 1.5군 정도의 전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당시에도 최정예 멤버로 팀을 꾸렸습니다. 골 차이는 두 골이었지만 중국 관중이 중국 대표팀에 야유를 보냈을 만큼 한국과 중국의 전력 차이는 컸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이 중국과의 경기에 20명만 소집한 데는 이런 자신감이 깔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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