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챌린지 농구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남자 대표팀이 평가전에서 기분 좋게 2연승을 거뒀다. 한국보다 FIBA 랭킹이 9계단 앞선 튀니지(21위)를 상대로 2차전에서는 99-72로 대승을 거뒀다. 키가 2m가 넘는 선수가 8명이나 포함된 튀니지에 맞서 리바운드와 외곽 슛 싸움에서 이긴 것이 평가전의 수확이었다. 허재 대표팀 감독도 “높이에 대한 두려움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던 2경기”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튀니지가 온전한 전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에서 뛰고 있는 살라 메즈리(30·218cm)와 NBA 진출을 노리는 마크람 벤 롬다네(27·206cm) 등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켈릴 벤 아뫼르 튀니지 감독 역시 한국에 오기 전 이미 감독에서 물러나는 것이 결정됐고, 선수들도 새롭게 손발을 맞춰 조직력이 느슨했다.
한국과 달리 아시아 챌린지 농구 대회에서 한국의 첫 상대로 나설 일본은 실속 있는 평가전을 치렀다. 일본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에 미국대학농구에서 가장 수준 높은 디비전 1에 속한 조지워싱턴대 팀을 불러 3차례 평가전을 가졌다. NBA 진출이 유력한 선수가 여럿 포함된 조지워싱턴대 팀과의 평가전을 위해 일본농구협회(JBA)는 조지워싱턴대 팀에 13일간의 일본 체류비 일체를 제공했다.
일본은 타일러 카바노프(206cm), 콜린 고스(208cm) 등 주전 선수 대부분이 나선 조지워싱턴대 팀에 1차전에서 66-81, 2차전에서 71-77, 3차전에서 47-75로 내리 졌다. NBA 샌안토니오와 계약한 조지워싱턴대 팀의 슈터 파트리시오 가리노(198cm)가 아르헨티나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고 일본과의 평가전에 뛰었다면 점수 차는 더 벌어졌을 것이다. 조지워싱턴대 팀의 월등한 기량에 무너졌지만 JBA는 “NBA 진출이 가능한 선수들과 상대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패배 소식을 상세히 알렸다. 일본 대표팀 선수들도 “장신 선수들이 이토록 빠르게 정신없이 몰아치는 농구는 처음 봤다. 많은 것을 느꼈다”며 패배를 약으로 받아들였다. 경기 내용을 전해들은 허재 감독은 “무섭네. 그렇게 해야지”라며 일본의 준비에 혀를 내둘렀다.
한국과의 일전을 벼르는 일본은 지난달 30일 12명 최종 엔트리에 새로운 귀화 선수까지 포함시켰다. 일본프로리그 히타치 선로커스에서 활약 중인 미국 출신의 아이라 브라운(34)이다. 브라운은 미국대학농구 명문 곤자가대 출신의 포워드로 2009년 NBA 드래프트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뒤 2014년부터 일본 프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193cm의 작은 키지만 107kg의 체중을 바탕으로 한 힘을 앞세워 골밑 리바운드 경쟁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13.21득점에 7.05개의 리바운드를 잡았다.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 39승 12패로 앞선 한국이 일본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건 분명하다. 7월 대만에서 열린 존스컵에서도 한국은 일본에 68-45로 쉽게 이겼다. 세계 랭킹에서도 한국은 30위, 일본은 48위다. 그렇지만 일본의 준비 상황만 보면 한국이 튀니지를 두 번 이긴 기쁨이 크게 와 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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