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미국 CBS스포츠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던 LG 신정락(29)의 2014년 투구 영상을 소개했다. 활처럼 휘어 떨어지는 커브를 던지는 장면이었다. CBS는 ‘잔혹하다’, ‘신도 화나게 만들 수 있는 공이다’는 표현을 썼다.
신정락. LG 양상문 감독과는 인연이 매우 깊은 이름이다. 2014년 LG의 기적 같은 시즌을 완성한 주인공이다. 그 신정락이 내년 LG 마운드로 돌아온다. 양 감독이 격한 반대여론의 공세를 스스로 정면 돌파하며 때를 기다려온 2017년 LG 리빌딩 완성의 큰 획이다.
양 감독은 4일 수원 위즈파크 kt전을 앞두고 취재진에 브리핑을 하던 도중 전달 받은 엔트리 등록, 말소 표를 본 후 “경찰에서 전역한 선수들이 대거 전역했다”고 말했다. LG의 전력 보강에 대한 주제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올해 말 사회복무요원을 끝내고 전역하는 신정락의 이름이 나왔다. 양 감독은 “2014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입대했다. 내년 큰 활약이 기대되는 투수다. 그동안 몸을 잘 만들어왔다고 한다. 사실 야구밖에 모르는 친구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며 “만약 신정락이 불펜에서 던진다면 필승조의 전력이 매우 두터워진다. 마무리 임정우와 함께 위력적인 불펜을 구축할 수 있다. 신정락은 2이닝 이상도 소화가 가능한 유형이다. 선발을 맞는다면 역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내년 시즌 전력구성을 시작할 때 굉장히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신정락의 통산 기록은 5시즌(2010~2014) 10승 9패 방어율 4.79가 전부다. 그러나 데뷔 초부터 무시무시한 위력을 뽐내는 커브와 슬라이더를 갖고 있었다. ‘긁히는 날에는 선동열 급이다’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우타자 왼쪽 팔꿈치로 날아가다 갑자기 휘어 떨어지는 브레이킹 공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LG는 2015년 최하위로 추락했지만 4위로 시즌을 마치고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며 만화 같은 시즌을 치렀다. 특히 신정락은 포스트시즌에서 커브와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LG의 가을야구 에이스 역할을 했다. 한 단계 큰 성장을 이루고 입대한 신정락은 휴가 때마다 LG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하는 등 2017년 복귀를 손꼽아 기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