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LG출신 슈퍼고춧가루에 눈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5일 05시 30분


kt 박경수-이대형-이진영(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t 박경수-이대형-이진영(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치열한 5강 혈투를 벌이고 있는 LG가 이미 10위가 확정된 kt에 이틀 연속 패배를 당했다. 치명적인 패배, 특히 아이러니하게 이틀 연속 모두 LG출신 선수들의 맹활약에 발목이 잡혔다.

LG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 3-2로 앞선 9회말 무사 1루에서 마무리 임정우가 박경수에게 끝내기 2점 홈런(KBO 시즌 8호)을 허용하며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2003년 L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해 2014년까지 뛰었던 박경수는 이날 kt 주장으로 팀의 자존심을 지키는 결정적 한방을 개인통산 첫 번째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했다.

LG는 이날 패배로 시즌 57승 64패가 됐다. 4위 KIA와 게임차는 2.5경기가 됐다.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 그러나 최근 선발진과 불펜 필승조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LG는 3일에도 선발 헨리 소사가 kt타선을 상대로 2이닝 동안 6안타 4실점으로 부진해 3-6으로 패했다. 역시 이대형(4타수 1안타 2타점), 이진영(3타수 2안타 1타점) 등 한 때 LG의 간판이었던 kt 타자들의 활약이 돋보인 경기였다.

4일 양상문 감독은 승리를 지키기 위해 이동현을 6회 투입하고 윤지웅~신승현~진해수로 이어지는 불펜을 가동했다. 8회 1사 진해수가 볼넷을 허용하자 곧장 마무리 임정우 카드를 꺼내들며 꼭 이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9회말 신중한 유한준은 1B-2S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임정우의 유인구를 버티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박경수도 0B-2S에서 볼, 다시 파울 2개를 때린 끝에 143㎞ 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그대로 좌월 홈런을 쳤다. LG의 미래인 25세 마무리 임정우, 24세 포수 유강남에게 큰 공부가 되는 순간이지만 선수단 개혁 속에 가을야구 진출에 도전하고 있는 팀에는 아픈 패배였다.

수원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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