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뛴 90분 동안 슛은 2차례뿐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기량을 증명하는 데 부족함은 없었다. 그동안의 혹평과 우려를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사진)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중국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이상적’ 플레이를 펼쳤다. 원톱으로 나서서 축구국가대표팀이 뽑은 3골 모두에 관여하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지동원은 ▲중원에서 볼을 많이 받아주고 ▲많이 뛰면서 상대 수비의 배후공간을 찾으라는 슈틸리케 감독의 2가지 지시를 확실히 수행했다. 최전방∼공격 2선, 중앙∼측면을 오가며 중국을 흔들었다. 왼쪽 윙 포워드 손흥민과 가장 많은 포지션 체인지로 주변과 연계했고, 수비가담 때는 왼쪽 깊숙이 내려가면서 동료들의 부담을 줄여줬다. 또 최전방에서 탁월한 볼 간수로 중국의 애를 먹였다. 활동량도 많았다. 무려 10.43km(자료 제공=팀 트웰브)를 누볐다. 이날 출전한 태극전사들 가운데 3번째 기록으로, 원톱임에도 팀을 위해 크게 희생했음을 입증한다.
6일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펼쳐질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2차전 원정경기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손흥민이 중국전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복귀한 터라 지동원의 활약이 더욱 절실하다. 다행히 지동원은 시리아에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역대전적에서 3승2무1패로 앞서있는 한국의 마지막 승리였던 2010년 12월 평가전(1-0·UAE 아부다비)에서 골 맛을 봤다. 그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지동원은 “월드컵을 향한 본격적인 전쟁이 갓 시작됐다. 시리아전에선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겠다. 다득점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