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다마라고 했던가. 박성현(23·넵스)은 8월 들어 찜통더위를 뚫고 2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불같은 상승세를 달렸다. 하지만 지난주 하이원리조트오픈에서 2라운드 9번홀까지 10오버파의 부진을 보인 뒤 경기를 포기해 구설에 시달렸다. 그 사유가 캐디 부상이어서 평균 타수를 관리하기 위한 고의 기권 의혹 논란에 휩싸였다.
누리꾼들의 일방적인 비난 댓글까지 쏟아지면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 박성현은 외부와의 접촉까지 끊었다. 명예 회복을 다짐하며 출전한 한화금융 클래식에서는 3일 3라운드에서 슬로 플레이로 1벌타까지 받았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슬로 플레이에 따른 벌타를 받은 충격에 경기 후 인터뷰까지 거절할 만큼 속이 상했다.
하지만 올 시즌 필드의 대세로 떠오른 박성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박성현은 4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화금융 클래식 4라운드에서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0위로 출발해 2번홀에서 티샷 OB로 더블보기를 했지만 이후 이글 1개와 버디 5개로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2위 고진영(넵스)을 1타 차로 제친 박성현은 시즌 7승이자 통산 10승째를 올렸다.
우승상금 3억 원을 받은 그는 역대 시즌 상금 2위 기록에 해당하는 12억591만 원으로 2014년 김효주(롯데)가 달성한 최다 기록에 300만 원 차로 다가섰다. 2007년 신지애의 시즌 최다승 기록(9승)에도 2승 차로 따라붙었다. 최근 4개 대회에서 3승을 거둔 박성현은 “꼭 우승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통했다. 티샷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10번, 18번홀에서 우드 또는 하이브리드를 잡았던 게 잘 맞아떨어졌다. 시즌 전 목표가 5승이었는데 이제 8승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4번홀에서 9m 이글 퍼팅을 성공시킨 뒤 7번홀 버디를 앞세워 순위를 끌어올린 박성현은 14, 15번홀 연속 버디로 고진영과 공동 선두가 됐다. 박성현은 남은 3개 홀을 침착하게 파로 마무리해 17번홀에서 1m 파 퍼팅에 실패한 고진영의 추격을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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