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에이스 박지수 “프로 가려니 떨리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6일 03시 00분


10월 17일 女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朴 “양지희 언니 가장 만나고 싶어”
구단들 “당장 프로서 뛰어도 위력적”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에서 양지희(32·185cm·우리은행) 언니를 만날 생각을 하니 떨리네요.”

6월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 예선을 통해 ‘한국 여자농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오른 박지수(18·195cm·분당경영고·사진)는 요즘 프로 무대 입성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다음 달 17일 열리는 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되면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언니들과 같은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5일 프로 무대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선배로 양지희를 꼽았다. 그는 “대표팀에서 훈련을 할 때 지희 언니를 상대한 적이 있는데 언니의 힘이 너무 좋아서 내가 많이 밀렸다. 차라리 외국 선수를 상대하는 게 편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같은 팀이 되면 롤 모델인 언니를 보고 배울 수 있어 좋고, 다른 팀이 되면 제대로 맞붙어 볼 기회가 생겨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최종 예선 5경기에서 평균 7득점에 10.8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장신의 외국 선수들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자신감 있는 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대표팀은 당시 5위 결정전에서 벨라루스에 패해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데 실패했지만 장신 센터 박지수의 발견은 큰 수확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대표팀을 이끈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세대교체 등으로 여자 농구가 위축된 상태에서 박지수라는 대형 센터가 탄생했다. 당장 프로 경기에 투입해도 위력을 떨칠 선수다”고 평가했다.

여자프로농구 6개 구단은 ‘신인 최대어’ 박지수의 영입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한 여자프로농구단 관계자는 “박지수를 영입하는 팀은 단숨에 우승 후보가 될 수 있다. 1순위 지명권을 얻기 위해 고사라도 지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 드래프트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성적 역순에 따라 6위 6개, 5위 5개, 4위 4개, 3위 3개, 2위 2개, 1위 1개의 구슬을 넣고 지명권 순위를 추첨해 선발한다. 해외 동포 선수 첼시 리의 혈통 위조 파문으로 물의를 빚은 KEB하나은행(2위)은 최하위 지명권을 받았다. 박지수는 “어떤 팀에 가더라도 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지수는 프로에서 기량을 성장시켜 2020년에는 반드시 도쿄 올림픽 본선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프로에서 힘과 기술 등 모든 부분을 가다듬어 4년 뒤에는 대표팀이 올림픽 본선을 밟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리우 올림픽 여자농구 경기를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한국 선수가 출전한 다른 종목 경기를 보면서 올림픽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는 “여자배구 김연경(28) 언니의 강한 리더십을 보면서 나도 올림픽에서 연경 언니처럼 팀을 이끌 수 있는 핵심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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