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인식(69) 감독은 LG ‘캡틴’ 류제국(33)을 두고 이 같이 말했다. 최근 한국의 우완 선발투수 기근 현상을 걱정하며 “딱히 떠오르는 선수는 없다”고 한 뒤 나온 말이라 의미가 컸다.
김 감독의 말이 맞았다. 류제국은 7일 잠실구장에서 넥센을 상대로 선발등판했다. 김 감독의 발언 이후 첫 등판이라 부담을 가질 만도 했다. 그러나 6이닝 동안 99구를 던지며 3안타 3볼넷 4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팀의 11-0 완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11승째(10패)를 따내며 2013시즌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승(12승)에 바짝 다가섰고, 방어율도 종전 4.61에서 4.41(138.2이닝 68자책점)로 낮췄다. 2연승에 성공한 LG는 5강행의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류제국은 7회 신승현에게 바통을 넘길 때까지 3회 1사 2루, 5회 1사 1·2루를 제외하곤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는 안정감을 자랑했다. 최고구속 144㎞의 직구(53개)와 예리하게 꺾이는 커브(20개), 체인지업(17개), 커터(9개)를 섞어 넥센 타선을 잠재웠다. 직구로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 뒤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패턴이 통했다.
LG 타자들은 장단 16안타를 몰아치며 류제국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1회 선두타자 김용의를 시작으로 4연속타자 2루타를 터트리며 3점을 뽑았다. 4-0으로 앞선 7회에는 이병규(7번)의 3점홈런(7호) 등으로 4점을 추가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한 김용의는 4타수 3안타 1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4연속경기 멀티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넥센 선발 신재영은 2008년 창단 후 토종선수 최초로 15승에 도전했지만, 3.1이닝 동안 7안타 2삼진 1사구 4실점하며 6패째(14승)를 당했다.
마산에서는 NC가 1-0 승리를 거두고 이틀 연속 한화를 1점차로 눌렀다. NC 선발투수 최금강은 6.2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지며 2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9승째(2패)를 수확했다. 2012년 프로데뷔 후 1경기 개인 최다이닝과 최다투구수. 타석에서는 모창민이 빛났다. 전날 대타로 나서 극적인 동점 3점홈런을 날린 모창민은 이날 7번 3루수로 선발출장해 6회 결승 솔로홈런(시즌 3호)을 날려 다시 한번 영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