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의 고민이다. 특히 메이저리그(ML)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들의 소집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데, 김 감독은 “선수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 지금 현재로선 정확한 상태를 알기 어렵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WBC 대표팀 합류가 기대되는 해외파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을 비롯해 강정호(피츠버그), 김현수(볼티모어), 박병호(미네소타), 이대호(시애틀), 추신수(텍사스), 최지만(LA 에인절스) 등이다. 이들 중 왼팔 골절상을 당한 추신수와 손목 수술을 받은 박병호는 재활 중이고, 강정호는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가 7일 복귀했다. 김 감독은 “이대호는 부상이 없는 한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해외파 중 이대호의 참가 가능성이 가장 큰 셈이다.
김 감독이 해외파들의 몸 상태를 걱정하는 이유가 있다. 7년 전인 2009년 제2회 대회에선 왼 팔꿈치가 아팠던 추신수가 속을 썩였다. “대표팀에 트레이너 2명이 있었는데, 클리블랜드 구단에서도 전담 트레이너를 보냈다. 그런데 몇 분 훈련을 진행한 뒤 그 트레이너가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 등의 요구를 하더라.” 김 감독의 회상이다. 그는 “아픈 선수들을 뽑으면 그런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구단에겐 선수가 재산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서로 조율해야 할 것이 많다. 일단 시즌이 끝나야 답이 나올 것 같다. 아직까지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대표팀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이 같은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면 애초에 ‘아픈 해외파’를 뽑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 야구관계자는 “한국야구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KBO리그 정상급 선수들로 엔트리를 꾸리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실제로 아마추어대표를 경험한 이들이라도 세계적인 프로선수들이 나오는 성인 국가대표팀에서 뛰는 것 자체로 큰 경험이자 자기발전의 기회다. 특히 WBC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룰 수 있는 권위 있는 대회다. 굳이 ‘아픈 해외파’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