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광삼, 타구에 머리 맞아 부상
소재기술 발전해 전용헬멧 나왔지만 투수들은 여전히 “불편” 착용 꺼려
안전만 생각하면 야구에서 투수가 헬멧을 쓰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타자가 때린 공이 정면으로 날아가는 지점에 마운드가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LG의 투수 김광삼(36)은 지난달 28일 퓨처스리그(2군) 경기 중 타구에 맞아 머리뼈에 금이 갔다. LG 관계자는 “선수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다시 훈련을 시작하려면 석 달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LA 에인절스의 투수 맷 슈메이커(30)가 5일 타구에 머리를 맞아 긴급 수술을 받았다.
투수들이 헬멧을 쓰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어울리는 헬멧이 없기 때문이다. 알렉스 토레스(29)는 2014년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가 경기에 쓰고 나온 투수용 헬멧이 게임 속에서 슈퍼 마리오가 쓰는 것만큼 부피가 컸기 때문이다. 그 뒤 소재 기술이 발전하면서 평균 두께가 1.8cm로 줄어든 투수용 헬멧도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투수들에게 헬멧은 불편한 장비라는 인식이 강하다.
사실 타자들이 헬멧을 쓰는 데도 60년이 걸렸다. 클리블랜드에서 뛰던 레이 채프먼(당시 29세)은 1920년 메이저리그 경기 도중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맞아 숨졌다. 채프먼 이후로도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머리를 맞아 은퇴하거나 심각한 부상에 시달리게 된 선수가 한둘이 아니었다. 그래도 타자들은 좀처럼 헬멧을 쓰려 하지 않았다. ‘헬멧은 겁쟁이나 쓰는 것’이라는 인식이 선수들 사이에 팽배했기 때문이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971년부터 모든 타자에게 헬멧을 쓰라고 주문했다. 그래도 버티는 선수가 있었다. 실제 모든 타자가 헬멧을 쓰게 된 건 ‘마지막 헬멧 거부자’ 밥 몽고메리(72·보스턴)가 은퇴한 1980년부터였다.
현재는 1, 3루 주루 코치도 반드시 헬멧을 써야 한다. 두산에서도 뛴 적이 있는 마이크 쿨바(당시 35세)는 2007년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1루 코치로 나가 있다가 타구에 맞아 즉사했다. 이듬해부터 메이저리그는 주루 코치도 헬멧을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했다. 한국도 2011년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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