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팀에 활력을 불어넣던 KIA 내야수 안치홍(26)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또 다른 전역자 김선빈(27)의 등록 여부와 맞물려 KIA는 더욱 복잡한 고민을 하게 됐다.
KIA는 9일 광주 NC전을 앞두고 안치홍을 엔트리에서 말소시키고 외야수 오준혁을 등록했다. 통증으로 인해 전날 경기에서 8회초 수비 때 유격수 박찬호와 교체된 안치홍은 정밀 검진 결과 우측 허벅지 내전근(한 부분을 다른 부분으로 끌어당기는 근육) 부분손상 진단을 받았다. 허벅지 안쪽 근육으로 일단 휴식을 취하고 엔트리 재등록이 가능한 열흘 뒤 상태를 보기로 했다.
안치홍은 경찰야구단 전역 이튿날인 4일 광주 롯데전에 곧바로 1군에 복귀했다. 4경기에서 1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타격보다 더 빛난 건 수비였다. KIA는 안치홍 복귀 후 치른 4경기에서 2승을 거뒀는데 4일 광주 롯데전과 8일 광주 NC전 모두 2루수 안치홍의 결정적 호수비가 승리의 발판이 됐다.
코칭스태프 역시 안치홍의 안정적인 수비력에 감탄했다. 방망이는 당장 잘 맞지 않아도 금세 1군에 적응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안치홍의 갑작스런 부상은 1군과 2군의 격차를 의미한다. 이날 해설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안치용 KBSN 해설위원이나 적장인 NC 김경문 감독 모두 1군과 2군 경기는 긴장감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몸이 바짝 긴장된 상태, 더군다나 안치홍은 매일같이 온몸을 날려 수비와 주루에 임했다. 2년 만에 돌아온 1군 무대에 대한 갈증이 컸기 때문이다. KIA 김기태 감독도 전력을 다한 플레이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순위 싸움에 한창인 시점이다. 5년만의 가을야구를 향해 뛰고 있는 KIA에겐 치명상과 같다. 오른손 거포인 나지완마저 옆구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져있는 상태다.
회복 여부를 지켜봐야겠지만, 안치홍의 복귀까지 2주 전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KIA의 잔여경기는 6~7경기 정도가 된다. 그러나 곧바로 뛸 몸 상태를 만든다는 보장은 없다. 아예 시즌을 마감해 휴식을 취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물론 올 시즌 2루 자리를 지켜온 서동욱이 있다. 안치홍 없이 버텨온 타선은 여전히 수준급이다. 다만 공수에서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계획이 어그러졌다. 21일 상무에서 전역하는 김선빈의 복귀 여부도 이에 얽히게 됐다.
사실 KIA는 김선빈 없이 시즌을 마감할 생각도 하고 있었다. FA(프리에이전트) 시장도 감안을 해야 했다. 그러나 이젠 안치홍 없는 내야를 김선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복잡해진 KIA의 구상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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