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롯데의 주전포수는 김준태(22)다. 강민호(31)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뒤부터 줄곧 마스크를 쓰고 있다.
처음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강민호는 명실상부 리그 최정상급 포수 중 한 명이다. 경험도 풍부하다. 2004시즌부터 통산 135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6, 19홈런, 697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8월19일까지 1군 101경기에서 타율 0.321(330타수106안타), 17홈런, 59타점을 기록했고, 도루저지율도 34.4%(93시도 32성공)로 준수했다. 롯데가 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대체불가 자원이다.
반면 김준태는 2013년 1군에 데뷔했고, 9일까지 통산 80경기에서 타율 0.216(116타수25안타), 1홈런, 10타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지난해에는 안중열과 백업포수 자리를 놓고 경쟁했는데, 그때도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포수로 87.1이닝을 소화하며 2개의 패스트볼을 기록했고, 6차례 도루시도 중 하나도 잡아내지 못했다. 2013시즌에는 포수로 16이닝을 소화한 것이 전부였다. 강민호와는 무게감이 다르다. 그러나 지난해 1군 백업포수였던 안중열도 부상으로 재활 중이라 선택지가 없었다. 3일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한 포수 김사훈을 곧바로 등록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준태는 충분히 잘 버텨주고 있다. 8월20일 이후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15경기에서 타율은 0.184(38타수7안타)로 기대치를 밑돌고 있지만, 우려했던 수비가 향상된 모습이다. 이 기간에 36.4%(11시도 4성공)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했다. 올 시즌 도루저지율은 42.1%(19시도 8성공)로 더 좋다. 패스트볼은 1개뿐이다. 롯데 조원우 감독도 “(김)준태가 마스크를 쓰면 상대가 쉽게 못 뛴다”며 “포수로는 경험이 많지 않지만, 생각보다 훨씬 잘해주고 있다. 블로킹 실수가 몇 차례 나오긴 하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애초 역할이 백업포수인데, 방망이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강민호는 6일 2군경기 한화전에 출전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조 감독은 “(강)민호는 타격과 러닝 모두 문제없다고 한다”면서도 “포수로 뛰기는 아직 무리인 것 같다”고 했다. 강민호가 돌아오더라도 당분간 롯데의 안방은 김준태가 지킬 듯하다. 5강 진출이 걸린 살얼음판 싸움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는 김준태를 바라보는 조 감독은 그저 흐뭇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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