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원킬’ 손흥민, 환상의 부활쇼…존재의 이유 골로 말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12일 05시 45분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스토크시티전 2골 1도움…EPL 데뷔후 최고의 활약

리그 첫 경기서 한경기 최다공격P
이적설·의심의 시선 단숨에 잠재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최선의 시나리오, 최상의 결과를 끌어냈다. 손흥민(24·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이후 1경기 최다 공격 포인트(2골·1도움)를 올리며 사실상의 2016∼2017시즌 첫 걸음을 상큼하게 뗐다.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간) 영국 스토크 온 트렌트에서 열린 스토크시티와의 2016∼2017시즌 EPL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의 폭발적 활약을 앞세워 4-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으로선 시즌 첫 경기, 첫 선발출장에서 첫 골과 도움을 동시에 뽑았기에 의미가 더욱 컸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전반 41분과 후반 11분 연속골을 터트린 데 이어 후반 25분 해리 케인의 골을 도운 손흥민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가 아주 좋았다. 그냥 발만 갖다 댔다”며 “오랜만의 EPL 출격이 정말 흥분됐다”고 밝혔다.


● 경기력 상승

EPL에서의 2번째 시즌을 앞두고 온통 물음표만 따라붙었다. 앞선 정규리그 3경기 동안에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여름 프리시즌을 건너뛴 데다, 이적을 추진하면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국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나선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4강 진출에 실패했고,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출격한 1일 중국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3-2 승)에서도 100% 만족스럽진 않았다.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이 리우올림픽 직전 합의한 데 따라 6일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2차전(0-0 무)에는 출전하지 않고 일찌감치 런던으로 돌아갔다.

우여곡절 끝에 기회가 왔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15일 AS모나코(프랑스)전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2016∼201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의식해 로테이션 차원에서 손흥민을 스토크시티전에 투입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잦은 패스 미스로 답답함을 안겼다. 동료들과 호흡도 잘 맞지 않았다. 그러나 공격수는 포인트로 말하는 법. 탁월한 위치선정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면서 비로소 ‘손흥민다운’ 플레이가 나왔다.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자신감 상승

결국 마음가짐이다. 실책을 거듭하거나 드리블을 시도하다 차단당할 때면 왠지 위축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동료들과 벤치의 눈치를 많이 살피는 듯했다. 다행히 후반 들어 특유의 움직임이 나왔다. 왼발과 오른발로 한 차례씩 상대 골망을 흔든 덕분에 한껏 자신감이 올랐다. 온 몸이 무기라는 것을 제대로 입증하면서 팀의 템포와 리듬에 빠르게 맞춰나갔다. 덩치 큰 스토크시티 수비진은 손흥민의 침투를 차단하는 데 급급했다. 의문부호가 딱 1경기 만에 느낌표로 바뀌었다.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존재감 상승

올해 유럽축구의 여름이적시장은 비교적 조용했다. 손흥민은 달랐다. 독일 분데스리가 복귀설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단순 루머가 아니라 실제로 진행된 ‘팩트’였다. 아쉬움의 시선이 많았다. 토트넘 이적에 앞서 몸담은 친정(레버쿠젠)으로의 복귀도, 바이에른 뮌헨 또는 도르트문트 같은 빅 클럽 이적도 아닌,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볼프스부르크가 행선지 후보라는 사실에 실망이 컸다.

그러나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움직임이었다. 그만큼 경기 출전이 간절했다. 팀의 이름값보다는 실리(출전)가 중요했다. 다행히 스토크시티전에서의 만점 활약이 주전경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PL, 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컵 등 혹독한 스케줄을 잘 소화하기 위한 포체티노 감독의 구상에 손흥민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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