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소방관이 세계 격투기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세계 최고 격투기 무대인 UFC에서 헤비급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티페 미오치치(34·미국)다.
11일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퀴큰 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UFC 203 메인 이벤트에서 알리스타 오브레임(36·네덜란드)을 KO로 눕히고 1차 방어에 성공한 미오치치에게는 UFC 링 말고도 또 다른 근무지가 있다. 미국 오하이오 주 오크우드 빌리지와 밸리뷰를 담당하는 소방서에서 미오치치는 소방관 겸 응급구조사로 일하고 있다. 올 5월 브라질의 파브리시우 베우둠(39)을 KO로 꺾고 UFC 챔피언이 된 뒤에도 하루에 12시간씩 파트타임으로 소방관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는 “나는 소방관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돕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챔피언이지만 소방관으로 출동하는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진정한 ‘파이어 파이터(Firefighter·소방관)’다”라고 말했다.
미국으로 이주한 크로아티아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미오치치는 클리블랜드주립대 재학 시절 야구와 레슬링에서 재능을 보였다. 대학 신입생 때 대학리그에서 450피트(137m)짜리 홈런을 때린 그는 대학 4학년 때 NCAA(미국대학체육협회) 디비전 1에서 타율 0.344(홈런 7개)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단들과의 계약이 불발되며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접은 그는 피트니스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 했다.
피트니스센터 관장의 소개로 2008년 당시 UFC 선수였던 댄 보비시의 레슬링 트레이너로 일하게 되면서 미오치치의 인생은 바뀌게 됐다. 보비시의 트레이너를 맡으면서 어깨너머로 복싱을 배우게 된 미오치치는 2009년 지역 격투기 대회에 출전하며 본격적인 격투기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1년 6월 UFC에 데뷔한 그는 타고난 타격 기량을 폭발시키며 5년 만에 세계 최강의 격투기 선수로 올라섰다.
최근 3경기를 모두 1라운드 KO로 끝낸 미오치치는 자신의 고향인 클리블랜드의 파수꾼이자 행운을 가져다주는 사람으로 자처한다.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의 경기는 빼놓지 않고 챙기고, 2015∼2016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클리블랜드와 골든스테이트의 7차전 경기 때는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UFC 챔피언 벨트를 맨 채 경기장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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