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LG농구 무기는 스피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3일 03시 00분


‘신바람 농구’ 자신하는 김진 감독

프로농구 LG는 지난 시즌 득점왕에 오른 트로이 길렌워터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김진 LG 감독(사진)은 “(길렌워터가) 좋은 역할을 해줘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단신 외국인 선수의 공백이 컸다. 길렌워터와 재계약하면 후순위에서 좋은 단신 선수를 뽑기 어렵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LG는 지난 시즌 단신 외국인 선수를 네 차례나 교체하며 어수선한 시즌을 보냈다.

그만큼 올 시즌을 앞두고 1라운드로 뽑은 단신 외국인 선수 마이클 이페브라(189.2cm)는 LG의 승부수다. 이페브라는 좁은 공간을 뚫고 들어가 득점까지 연결하는 돌파력과 외곽으로 어시스트를 할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페브라가 수비를 끌고 다니며 센터 김종규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김 감독의 작전이다.

2라운드로 선발한 장신 외국인 선수 레이션 테리(199.2cm)는 정통 포스트 자원은 아니다. 한국 농구 경험도 없다. 하지만 제임스 코치는 “운동능력이나 공격능력이 기존에 한국에서 뛰었던 선수들보다 낫다. 장신 선수 중에는 1순위”라며 강력 추천했다. 김 감독은 “미국에서 주로 포워드로 뛰었던 테리가 상대 센터를 골밑 밖으로 끌어낼 수 있다면 다른 옵션이 나올 수 있다. 스피드를 더 강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LG 농구에서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을 묻자 김 감독은 지체 없이 ‘스피드 농구’라고 답했다. “활기찬 농구를 좀 보여드리고 싶다. 우리 팀 컬러로 가지고 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LG는 일본 교토에서의 전지훈련 동안 빠른 속공을 위한 전제조건인 ‘세밀한 팀 수비 다듬기’에 신경 썼다. 수비에서 기본이 돼 있어야 공격에서 창의적 플레이도 할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지론이다.

팀이 어느 때보다 젊은 선수로 구성된 것에 대해 김 감독은 “신바람을 낼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자평했다. 주장 김영환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선수단은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비시즌에 흘린 땀을 증명했다. 김 감독은 “자율훈련이 팀훈련이 될 정도로 선수들이 ‘으승으승’하면서 열심이었다. 국내 선수들이 충분히 준비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전지훈련의 목표를 국내 선수들의 조직력에 외국인 선수의 움직임을 녹여 넣는 것으로 삼은 이유다. 이페브라는 경기 전후 철저한 몸 관리로 김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LG의 올 시즌 마지막 키는 김시래(상무)가 복귀하기 전까지 코트를 호령할 신예 가드들이 쥐고 있다. 지난해 신인상을 탄 정성우는 지난해보다 나아진 활약을 다짐했고, 동갑내기 한상혁도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정강이뼈 골절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린 정창영도 독기를 품었다. 김 감독은 “세 선수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서로 의지도 되고 선의의 경쟁도 될 거다”라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트로이 길렌워터#프로농구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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