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한때 5할 승률에서 ‘마이너스 14승’까지 떨어졌다. 가을야구는커녕 2년 연속 하위권에 처질 위기였다. 그러나 LG 양상문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와신상담’,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더 철저히 준비했다. 양 감독의 ‘준비’는 후반기 빛을 발했다. LG는 후반기 18일까지 33승21패를 기록했다. 4~5위 싸움이 시작되자 강한 면모를 선보였다. 최근 12경기에서 10승2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6월14일 이후 94일 만에 단독 4위 자리에 올랐다. 17일엔 6월11일 대전 한화전 이후 98일 만에 승률 5할에 복귀하더니, 18일 경기까지 승리하며 5할 승률에서 플러스 1승을 만들었다. 2014년에 이은 또 한 번의 기적은 지난해부터 강조했던 양 감독의 3가지 주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경쟁하라
양 감독은 LG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하지 않았다. “LG가 10년 뒤에도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양 감독이 본 LG의 취약점은 얇은 선수층이었다. 주전선수들의 실력이 빼어났지만, 그 선수들만으로는 144경기나 되는 시즌을 치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때부터 양 감독은 1, 2군을 두루 살피며 인재를 찾았고, 과감하게 기용했다. 비난도 많았지만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양 감독은 “선수층이 두꺼우면 팀이 강해진다. 선수들도 자신을 위협하는 선수가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경쟁심이 생기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올해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누구나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그게 시너지효과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 생각하라
양 감독은 매 시즌 선수들에게 과제를 내줬다. 지난 시즌은 ‘주자 3루시 100% 득점’이었고, 올 시즌은 ‘죽어도 좋으니 뛰어라’였다. 3루 주자 100% 득점의 이유는 하나였다. “우리팀 선수들이 득점권에 있을 때 크게만 치려고 한다. 안타가 아니어도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게 양 감독의 설명이었다. 올 시즌 팀에 뛸 수 있는 선수가 많이 없음에도 뛰는 야구를 천명한 이유도 “도루하려면 출루 후에 경기 상황을 보고 상대배터리와 야수들의 움직임을 보게 된다. 실패를 하면서 배우는 점도 많다.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생각하면서 움직이라는 마음에서 주문했다”고 귀띔했다.
● 쉬어라
양 감독은 올 시즌 선발라인업에 변화를 자주 줬다. 4안타를 친 타자도 다음날 과감히 뺐다. 양 감독은 “아무리 주전선수라도 144경기를 모두 뛸 수 없다. 베테랑의 경우는 특히 경기 중간 교체하는 것보다 아예 하루를 쉬게 해주면서 체력안배를 했다”며 “투수들도 3연투는 가능한 지양하려고 했다. 힘들면 아무리 빼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휴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의 체력안배는 후반기 빛을 발하고 있다. 1군에 있는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면서 중요할 때 힘을 발휘하고 있다.
● LG를 바꾼 세 가지
1. 경쟁하라-선수층을 두껍게 하면서 경쟁심 유도 2. 생각하라-생각하는 플레이 지도. 뛰는 야구 또한 이것의 일환. 출루한 뒤 뛸 것까지 고민하다보면 경기 상황과 상대배터리 움직임, 수비수들 움직임까지 파악할 수 있어. 3. 쉬어라-144경기 대비 선발라인업 운영. 조급하게 선수를 당겨 쓰거나 하지 않고 투수들도 충분히 휴식 주면서 시즌 전체적으로 운영. 자율훈련권도 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