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농구 대표팀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챌린지 결승에서 이란에 패한 뒤 귀화 선수 논쟁이 농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표팀은 19일 열린 결승에서 20득점 23리바운드를 기록한 218cm의 이란 센터 하메드 하다디에게 골밑을 완전히 내주며 47-77로 크게 졌다. 이승현(오리온), 김종규(LG), 최부경(상무)이 협력 수비로 하다디를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확실하게 골밑을 지켜 줄 귀화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허재 대표팀 감독도 귀화 선수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과 대만, 이라크가 귀화 선수 합류로 전력 상승효과를 톡톡히 본 것도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본 프로리그 히타치 선로커스에서 활약 중인 미국 출신의 아이라 브라운은 일본 대표로 나선 이번 대회에서 경기당 13.9득점에 12.9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브라운이 골밑에서 버텨주면서 일본은 그동안 열세를 보였던 중국, 한국과 대등한 경기를 벌였다. 미국 출신으로 이라크와 대만으로 각각 귀화한 케빈 갤러웨이와 퀸시 데이비스도 더블-더블을 3,4차례씩 기록하며 맹활약 했다. 미국 출신의 요르단 대표 다쿼비스 터커는 경기당 26.8점(1위)을 쏟아 부었다.
국내에서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직전 애런 헤인즈(오리온) 등 국내 프로무대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들의 귀화가 무산된 이후 귀화 논의가 끊겼다. 대한민국농구협회 문성은 사무국장은 “일반 귀화는 원래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하는 데 미국 선수들은 국적을 포기하길 꺼린다. 거주기간 등 일정한 자격도 갖춰야하는데 국내 프로농구에서 이런 자격을 갖춘 선수도 거의 없다. 이중 국적을 부여하는 특별 귀화 역시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아 체육계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며 어려움을 말했다. 문 국장은 “방열 회장이 귀화 선수 영입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만약 귀화 선수를 영입한다면 나이가 어린 20대 초, 중반의 선수들이 주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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