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효자로 거듭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KIA가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서동욱(32)과 고효준(33)이 팀의 5강 싸움 길목에서 중요한 몫을 해내고 있다.
서동욱은 넥센이 무상으로 트레이드해준 덕분에 얻은 보물이다. 올 시즌 개막 직후인 4월 6일 넥센이 조건 없이 KIA에 넘겨주면서 11년 만에 친정팀 유니폼을 입게 된 서동욱은 공수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개인도, 팀도 만족할만한 성적이다. 서동욱은 18일까지 11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1(398타수 116안타), 16홈런, 66타점, 69득점을 기록했다. 모든 기록이 2003년 프로 데뷔 후 최고다. 선수층이 얇은 KIA에서 서동욱의 가세는 천군만마였다. 후반기 들어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며 성적이 떨어졌으나 최근 들어 중요한 경기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13일 광주 넥센전에서 끝내기 3루타를 치면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은 장면이 대표적이다.
팀의 간판 2루수 안치홍이 군복무를 마치고 이달 초 돌아올 때까지 2루수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그는 안치홍이 가세하자 외야수로 변신했다. 그리고 안치홍이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하자 다시 2루수 자리를 지키면서 팀이 절실히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반기에 서동욱이 있었다면, 후반기엔 고효준의 활약이 기대 이상이다. 7월31일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맞춰 SK에서 이적했다. 임준혁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할 때만해도 이 트레이드에 주목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SK에서 5경기에 구원등판해 9.2이닝 13실점(12자책점)으로 방어율 11.17을 기록해 KIA 마운드에 힘이 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적 후 고효준은 행운의 사나이가 됐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이적 후에만 15경기(선발 5경기)에 나서 32.2이닝을 던져 17실점(14자책점)으로 방어율 3.86을 기록 중이다. 정작 본인은 승리 없이 1패, 2홀드만 기록했지만 그가 선발등판한 5경기 중 무려 4경기에서 팀이 승리했다. 특히 5강 싸움에서 중요한 일전이던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4.1이닝을 1실점으로 버텨내 팀의 3-1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KIA가 올 시즌 단행한 트레이드는 2건. 그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서동욱과 고효준이 KIA의 가을잔치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