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와 FC서울은 숨죽인 채로 서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행 티켓을 놓고 일전(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 1차전·10월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2차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서로를 워낙 잘 알고 있는 데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경기를 치르며 행여나 전술이 노출될까봐 양 팀 사령탑은 말 한마디, 선수기용 하나에도 조심스러워한다.
서울은 2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1라운드 원정경기를 펼쳤다. 서울 입장에선 전북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앞두고 실전에서 전술을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당초 24일 예정돼있던 울산현대와의 32라운드 경기를 A매치 휴식기였던 3일 앞당겨 소화했기 때문이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애써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수원FC와의 경기에 앞서 그는 “(전북을) 속인다고 속여지는 것은 아니다. 아직 선수들에게는 전북과의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리그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며 “수원FC전을 마치고 하루 쉰 뒤 곧바로 전북에 초점을 맞춰 준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래도 최강희 감독(전북)이 더 고민스럽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북의 좋은 흐름을 가져갈지, 우리에게 맞출지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며 웃었다.
황 감독의 말처럼 클래식과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전북의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1·2군의 격차가 거의 없는 초호화 스쿼드를 바탕으로 클래식에선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들어선 정혁을 비롯해 군팀에서 제대한 미드필더 자원 3명까지 가세해 전력이 더욱 탄탄해졌다. 그러나 출중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만큼 베스트11을 구성하는 데 따르는 나름의 어려움도 안고 있다.
24일 성남FC와 클래식 32라운드를 치르는 전북 최 감독보다 한결 여유롭게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하는 서울 황 감독이 남은 시간 어떤 비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