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양채린, 신데렐라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6일 03시 00분


미래에셋대우 클래식서 프로 첫 승… 시즌 22대회서 톱10 한번도 없던 무명
박성현-정희원 등 제치고 깜짝 역전승

양채린(오른쪽)이 25일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미래에셋대우 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정희원을 꺾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캐디인 아버지 양승환 씨와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양채린(오른쪽)이 25일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미래에셋대우 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정희원을 꺾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캐디인 아버지 양승환 씨와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투어 2년차 신예 양채린(21·교촌F&B)이다.

 미래에셋대우클래식이 열리기 전까지 그는 올해 우승은커녕 톱10에도 한 번 진입하지 못했다. 올 시즌 22개 대회에 출전해 10번이나 컷 탈락했다. 최고 성적은 7월 금호타이어 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20위였다. 그런 그가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대세’ 박성현(23·넵스), 톱10에 종종 이름을 올리는 정희원(25·파인테크닉스)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펼쳤다.

 양채린은 25일 강원 춘천 엘리시안 강촌CC(파72·652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박성현, 김지영(20·올포유)과 한 조로 경기했다. 두 선수에게 2타 뒤진 공동 3위로 3라운드를 시작한 양채린은 전반 9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후반 9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내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특히 18번홀(파3)에서 6m 거리의 파 퍼팅을 성공시킨 게 결정적이었다. 만약 이 퍼팅이 빗나갔다면 우승은 10언더파 206타로 먼저 경기를 끝낸 정희원 차지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과감하게 친 퍼팅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며 동타를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18번홀에서 계속된 연장 1, 2차전을 파로 비긴 뒤 연장 3차전에서 다시 한번 극적인 퍼팅이 나왔다. 프린지에서 친 6m 버디 퍼팅이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우승 상금 1억2000만 원을 받게 된 양채린은 “오늘이 엄마 생신인데 큰 선물을 한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우승을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14번홀(파4) 샷 이글 등으로 이날 5타를 줄이며 분전했던 정희원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 8승째에 도전했던 박성현은 6타를 잃는 부진 속에 최종 합계 3언더파 213타로 공동 17위에 머물렀다.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귀국해 바로 경기에 나선 박성현은 최근 이어진 강행군을 이겨내지 못하고 경기 후반 극도의 난조를 보였다. 14번홀부터 3홀 연속 보기를 했고, 17번홀에선 더블보기까지 범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양채린#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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