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다리에서 제대로 만났다. 27일 빛고을에서 4위를 차지하기 위한 LG와 KIA의 후반기 최고 빅매치가 열린다. 4위는 1승을 안고 시작하기 때문에 3전2선승제로 치러지는 와일드카드전에서 매우 유리하다. 4위 팀은 비기기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는 5위 KIA와 맞대결에서 게임차를 더 벌려 4위 자리를 수성해야 하고, 2게임차로 5위에 머물러 있는 KIA는 어떻게든 승차를 줄여놔야 남은 잔여경기(5경기)에서 4위 탈환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데이터 중심의 LG 양상문 감독과 형님 리더십을 앞세운 KIA 김기태 감독의 시즌 마지막 대결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이유다.
● 양상문 vs 김기태
양상문 감독과 김기태 감독은 묘한 인연으로 엮여있다. 김 감독이 2012년부터 2013년까지 LG 사령탑을 맡아 긴 암흑기를 떨치고 가을야구의 포문을 열었지만 2014년 초 돌연 사퇴를 했다. 그 바통을 양 감독이 이어받았고 팀 체질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두 감독의 성향은 닮은 듯 다르다.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해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려는 ‘방향성’은 비슷하다. 그러나 팀을 운영하는 스타일은 다르다. 양 감독은 치밀한 계산에 따른 데이터 야구를 선호한다. 올 시즌 내내 선발라인업에 변화를 많이 준 것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대전적을 분석하고,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반면 김 감독은 데이터 이전에 ‘형님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며 선수단 화합을 우선시한다. 그라운드 위에서 직접 뛰는 선수들의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동기부여를 해주려는데 힘을 쏟는다.
● 허프 vs 양현종
양 팀에 이번 경기가 중요한 이유는 비단 게임차만이 아니다. LG와 KIA의 상대전적은 7승7패1무로 팽팽히 맞서 있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수를 추가해야 만에 하나 최종승률이 동률이 됐을 때 상대전적에서 우위인 팀이 4위를 차지할 수 있다.
LG는 이날 선발로 데이비드 허프를, KIA는 양현종을 내세웠다. 허프는 부상 복귀 후 2경기에서 7이닝 이상씩을 던지며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좌완임에도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고, 제구력 또한 나쁘지 않다. 올 시즌 KIA와는 1경기에 등판해 7.1이닝 6안타 2실점으로 1승을 챙겼다. 방어율이 2.45로 좋다. 양현종의 LG 상대전적도 빼어나다. 총 5경기에서 2승1패, 방어율이 2.30이다. 15실점했지만 자책점은 8점에 불과하다. 실책에도 불구하고 호투를 펼쳤다는 증거다. 팀을 떠받치는 좌완에이스들의 맞대결에 팀 운명이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