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가대표로 선발돼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우승에 일조한 이대은(27·지바롯데)은 경찰야구단이나 상무야구단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일까.
이대은은 당초 경찰야구단 입단을 위해 의무경찰 야구 특기 지원자 선발 시험에 신청을 했지만, 서류전형에 합격한 뒤 신체검사에 불참했다. 어차피 현행 KBO 규약 때문에 합격할 수 없는 신분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최근 다시 ‘상무에 지원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이대은 에이전트인 스포츠인텔리스그룹 김동욱 대표는 “현재로선 퓨처스리그에 뛸 수 없어 경찰야구단 입단도 포기했는데, 상무도 마찬가지 아니냐. 다른 선수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직은 시즌이 남아 있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시즌 끝나고 어쨌든 군 입대를 해야 한다. 현재로선 현역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2016 KBO 규약 제107조 ‘외국진출선수에 대한 특례’ ①항은 ‘신인선수 중 한국에서 고등학교 이상을 재학하고 한국 프로구단 소속선수로 등록한 사실이 없이 외국 프로구단과 선수계약을 한 선수는 외국 프로구단과의 당해 선수계약이 종료한 날로부터 2년간 KBO 소속구단과 선수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규정해 놓고 있다. 고교 유망주들의 무분별한 해외진출을 막기 위한 장치였다.
그런데 지난해 말 전 시애틀 투수 김선기가 규약의 허점을 파고들어 상무야구단에 입단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퓨처스리그 출전 제한 규정은 없었다. 결국 KBO 이사회(KBO리그 10개구단 사장단 모임)는 올해 1월 대회요강인 ‘2016 KBO리그 규정’에 ‘해외진출 후 국내 프로구단에 입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무, 경찰야구단에 입대한 선수는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장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신일고를 졸업한 이대은은 2007년 곧바로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빅리그에 승격하지 못한 채 7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뛴 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에 입단했다. 지난해 말 야구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 대회에 국가대표로 선발돼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한국이 우승하는 데 일조했다.
이대은이 경찰야구단에 지원을 했다가 포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에 대한 동정론이 일고 있다. 국가대표로 한국야구에 기여한 해외파에 한해서는 경찰야구단이나 상무야구단에서 뛸 수 있도록 규약을 개정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특정선수에게만 특혜를 주면 규정을 지키는 다른 선수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예외규정을 두는 건 곤란하다”는 반대론도 만만찮다.
이에 대해 KBO 정금조 운영육성부장은 “이대은이 올 시즌 후 지바롯데에서 퇴단할지, 안 할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군복무 후에 KBO리그가 아니라 다시 지바롯데로 복귀하거나 해외무대로 나갈 수도 있지 않느냐”면서 “앞으로 국가대표 기여도를 고려해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규약을 개정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이대은만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기는 쉽지 않다. 설사 지금 논의해 규정을 바꾼다고 해도 이대은에게만 소급적용하기는 더욱 어렵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