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리그) 포항 스틸러스는 최순호(54)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임명하면서 지도자 공백을 최소화했지만,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포항은 26일 최순호 감독의 임명을 발표했다. 최진철 전 감독이 성적부진을 이유로 사퇴한지 이틀만이다. 스플릿 라운드를 포함해 리그 6경기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한시라도 빨리 추스르기 위함이었고, ‘포항 레전드’ 출신으로 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지닌 최순호 감독이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할 것이란 기대에 따른 결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최순호 감독을 선택한 데 대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팬들은 과거 최순호 감독과의 안 좋은 기억을 여전히 마음속에 품고 있다. 최 신임 감독은 2000∼2004년 포항을 처음 지휘하던 당시 팬들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수비에 치중한다는 이유로 비난을 샀고, 불만에 가득 찬 일부 팬들은 경기장에 현수막을 내걸고 퇴진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최순호 감독은 2004년 포항의 K리그 준우승을 이끌었지만, 결국 자진 사퇴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포항이다. 스플릿 라운드 그룹B(7∼12위) 추락이 사실상 결정된 상황에서 당장 남은 6경기를 소홀히 치를 수 없는 데다, 신임 감독에 대한 팬들의 나쁜 감정도 원만히 해소해야 한다. ‘팬심’까지 두루 챙겨야 할 포항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