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4-1 쾌승을 거두고 결승에 성큼 다가섰다. 양 팀은 다음달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을 치르지만, 2006년 이후 10년만의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전북의 타오르는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듯하다.
● 또 다시 레오∼ 날아오르다!
전북의 자랑은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불리는 막강 화력에 있다. 최전방도, 공격 2선도 화려하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콤비 이재성-김보경을 중심으로 좌우에는 브라질산 윙 포워드 레오나르도-로페즈가 포진한다. 수비에 깊숙이 가담하면서도 어느 순간 스퍼트를 하는 레오나르도와 로페즈의 스피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레오나르도가 특히 돋보인다. 이날도 놀라운 플레이를 펼쳤다. 레오나르도는 전반 21분 페널티킥(PK) 선제골로 포문을 열었다. 4분 뒤 로페즈가 추가골을 뽑아 전북은 순식간에 2-0으로 앞섰다. 전반 39분 레오나르도-로페즈 콤비가 또다시 번뜩였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로페즈가 띄운 크로스가 원 바운드되자 레오나르도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순간적으로 피치를 올리며 달려가는 레오나르도를 서울 수비가 막을 순 없었다.
레오나르도는 올 시즌 클래식(1부리그)에서 12골을 뽑아냈고, 챔피언스리그에선 8강전까지 이미 6골을 기록했다.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도 2골을 터트리며 전북의 5-0 대승에 앞장섰다. “우승을 꼭 맛보고 싶다. 이름값은 떨어질지 몰라도 간절함과 열망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레오나르도가 뛰면 전북도 뛴다.
● 믿고 쓰는 장신 카드
전북의 장신(197.5cm) 스트라이커 김신욱은 온 몸이 무기다. 살짝 부딪히면 어지간한 수비수는 여지없이 나뒹군다. 골 결정력도 훌륭하지만, 도우미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타이트한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어야 할 때, 밀집수비를 뚫어야 할 때 김신욱은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던진다.
예상대로 후방에 무게중심이 실린 쓰리백을 가동한 서울에 김신욱은 매서웠다. 울산현대 시절부터 서울에 강한 면모를 보인 김신욱이다. 이날도 임무를 완수했다. 모든 골에 관여했다. 선제골로 이어진 PK를 유도하더니 로페즈의 2번째 골을 헤딩으로 흘려 도왔다. 3번째 골 장면에선 로페즈와 2대1 패스를 통해 상대의 균형을 무너트렸다.
3-1 리드 상황에서 이재성의 침투 패스를 받아 문전 왼쪽을 돌파한 뒤 서울 수비수 김남춘을 따돌리고 오른발 슛으로 직접 골망을 흔든 후반 38분은 압권이었다. 카타르전(6일·수원)∼이란전(11일·테헤란)으로 이어질 10월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 3·4차전에 나설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김신욱은 최고의 하루를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