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겐 라이언 피어밴드(31·kt)란 이름은 공포 그 자체로 통했다. 피어밴드를 상대하는 날이면 타선이 유독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9월30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도 마찬가지였다. 가뜩이나 순위싸움에 어려움을 겪는 터에 피어밴드를 만나야하는 롯데로선 부담감이 컸다. 이날 경기 전까지 피어밴드의 올 시즌 롯데전 성적은 3경기 2승1패 방어율 0.44(20.2이닝 1자책).
피어밴드는 7월 넥센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이는 중요치 않았다. kt 이적 후 첫 경기였던 7월31일 수원 롯데전에서 8이닝 무실점 쾌투로 승리를 따낸 데 이어 8월24일 울산 롯데전에서도 6.2이닝 1실점(무자책)으로 자신의 선발 3연패를 끊었다.
9월30일 경기도 시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롯데는 1회초 유한준에게 2점홈런을 내주며 경기 초반 끌려갔다. 그러나 3회말부터 반격에 나섰다. 신본기의 좌중간 2루타와 손아섭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더니 5회 대량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출발은 9번타자 김사훈이었다. 5회 김사훈이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전준우의 1타점 2루타와 신본기의 사구, 황재균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김문호의 2타점 적시타로 5-3 리드를 잡은 롯데는 상대 추격을 6회 단 1실점으로 막고 피어밴드로부터 귀중한 1승을 따냈다.
반면 피어밴드는 자신이 위력적인 내용을 뽐낼 수 있는 롯데를 상대로 패하며 선발 3연패에 빠졌다. 6이닝을 버텼지만 안타를 12개나 맞은 것이 큰 흠이었다. 이날 101개를 던지며 6이닝 12안타 7삼진 5실점을 기록한 피어밴드는 시즌 13패(7승)째를 떠안았다. kt 트래비스 밴와트, KIA 지크 스프루일과 함께 최다패 공동 1위가 됐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kt와 시즌 마지막 만남에서 피어밴드를 공략하고 내년 시즌 천적 관계를 완벽하게 청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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