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에서 116년 만에 여자 골프 금메달을 획득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재활과 휴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복귀 준비를 시작한다.
박인비는 5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주 전 깁스를 풀었고 통증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아직 실전 연습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회복이 빨라 만족스럽다. 다음 주부터는 연습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의 상태를 밝혔다.
박인비는 8월 리우올림픽에서 왼손 손가락 부상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 대회 출전을 포기한 채 부상 회복과 재활에 전념해왔다. 조금씩 정상 컨디션을 되찾고 있지만, 당분간 대회 출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박인비는 “깁스는 풀었지만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올해는 부상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더 이상 LPGA 대회에 나서지 않을 생각이다. 부상 회복에 따라 국내에서 2개 대회 정도만 출전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계획은 10월20일 열리는 KB금융스타챔피언십과 11월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개최하는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인비테이셔널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이 역시 부상 회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올림픽 이후 박인비의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 박인비는 “올림픽을 통해 골프가 대중화되었다는 것을 느꼈고 골프대중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새로운 책임감을 가졌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니지만, 새로운 목표에 대해서도 조금씩 정리를 해나가고 있다. 박인비는 작년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후 새로운 목표를 찾지 못하면서 잠시 방황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올림픽 출전을 두고도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나 새로운 목표는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
박인비는 “장기적인 목표는 골프 꿈나무들을 위해 모범이 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고, 골프 결과적인 부분에서는 더 많은 메이저대회의 우승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보면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나 역시 메이저대회에서 더 많이 우승하는 것을 원하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새로운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박인비가 선배 박세리 등을 보면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듯, 후배들은 박인비를 보며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박성현, 전인지처럼 뒤를 이을 스타들도 계속해서 탄생하고 있다. 박인비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한국선수들에게는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피가 흐르는 것 같다. 마치 솟아나는 샘물처럼 계속해서 새로운 스타가 나오고 있으며, 이런 일은 우리나라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 인 것 같다”면서 “외국 기자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항상 대답은 같다. ‘코리언 블러드’다”라고 한국여자골프의 강점을 정리했다.
한편 박인비는 휴식과 재활에 전념하면서 다음달 25일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열리는 대회를 준비한다. 이 대회는 LPGA와 KLPGA에서 뛰는 한국선수들의 대결로, 각 12명씩 출전해 우승을 다투는 우정의 무대다. 일찌감치 출전 후보들에게 초대장을 보낸 박인비는 “최고의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대회여서 기대가 된다”면서 “박성현 선수가 출전을 약속한 만큼 KLPGA와 LPGA 선수들의 좋은 대결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