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들어 가장 쌀쌀했지만 마라톤에는 최적의 기온이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 서울 도심을 질주하는 9000여 마라토너들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2016 서울달리기대회(서울시 동아일보 공동주최)가 9일 서울광장 앞을 출발해 뚝섬 한강공원에 골인하는 하프코스와 청계천을 지나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10km 코스에서 열렸다.
서울달리기대회는 지난해부터 10km 코스에 오픈국제 부문을 신설해 마스터스들이 엘리트 선수와 함께 뛰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올해는 2013년 서울국제마라톤 마스터스 부문 우승자 마키노 사에키씨(29·일본)가 출전해 이변을 노렸지만, 6명의 초청 선수들에 밀려 7위(30분 28초)에 그쳤다. 1위 조슈아 킵코리르(22)의 기록은 27분 49초로 지난해 우승 기록보다 50초나 빨랐다. '마라톤 왕국' 케냐의 샛별로 평가받는 킵코리르는 "당연히 우승할 것으로 생각했다. 날씨와 코스가 모두 최고라 기록도 좋았다"고 말했다. 마키노 씨는 "2km 정도 함께 달렸는데 그 뒤부터는 따라갈 수 없었다. 케냐 선수들은 정말 강했다"고 말했다. 마키노 씨는 이 부문 국내 1위 박성찬 씨(전체 8위·36분 31초)를 6분 이상 앞섰다.
10km 마스터스 남자부 1위는 지난해 오픈국제 부문에서 8위를 했던 브라이언 매닝(27·미국·33분 11초)이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는 러닝과 철인 3종 경기 동호회 '오픈 케어' 회원들이 1, 2위를 휩쓸었다. 우승자 강민경 씨(29·31분 43초)는 "동호회에 가입한지 1년 만에 우승까지 했다"며 기뻐했다. 2위를 한 이 동호회 공동대표 문보연 씨(36)는 "3월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는 '도전 100일 프로젝트'를 통해 회원 140여 명이 풀코스를 완주했다. 체계적인 지도와 훈련 시스템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진숙 동아오츠카 상무, 미즈구치 도모히로 미즈노코리아 이사, 양회종 서울시체육회 부회장, 김경자·이혜경 서울시의회 의원, 김재호 동아일보사 사장 등이 나와 마스터스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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