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부상으로 1군 말소된 선수, 연봉 삭감 안 돼” 프로야구 불공정 약관 시정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0월 10일 20시 31분


프로야구 불공정 약관이 시정되며 앞으로 야구단은 경기나 훈련도중 얻은 부상이나 병으로 1군에서 말소되는 야구선수들의 연봉을 깎을 수 없다. 또 계약기간 중 훈련방식을 바꾸는 경우 구단이 훈련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제정한 야구규약을 바탕으로 제정돼 10개 구단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선수계약서를 심사해 이 같은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두산베어스, 삼성라이온즈, 엔씨다이노스, 서울히어로즈, 에스케이와이번스, 한화이글스, 기아타이거즈, 롯데자이언츠, 엘지스포츠, 케이티스포츠 등 10곳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구단들은 연봉 2억 원 이상인 선수가 현역 1군에서 말소되는 경우 선수 귀책여부와는 상관없이 연봉을 깎았다.

그러나 공정위는 “경기나 훈련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거나 병이 나 현역 선수로 활동하지 못하는 등 선수의 귀책사유가 없는 경우 연봉 감액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선수가 1군에서 말소되더라도 선수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연봉을 깎지 못한다. 고액 연봉자의 태업을 막는다는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연봉 감액 대상은 3억 원 이상으로 상향조정된다. 부상선수가 부상이 재발해 1군 등록을 하지 못하는 경우 경기감각을 회복할 틈을 주기 위해 2군에 복귀하고 10경기 이후부터 연봉을 감액한다.

구단들은 또 계약기간 중 훈련 태만 등의 이유로 훈련방식을 바꿀 것을 요구하면 앞으로는 비용을 모두 구단이 부담한다. 이제껏 구단은 이 경우 훈련비용은 선수들에게 부담시켜 왔다.

이외에 선수에 대한 계약해지가 가능한 경우는 계약 조항, KBO 규약 등을 위반했을 때로 한정된다. 계약 기간이 아닌 비활동기간에는 선수들이 구단의 동의를 받지 않고도 TV, 영화 등 대중매체에 출연할 수 있다.

민혜영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프로스포츠 분야에 있어 선수와 소속팀 간의 공정한 계약문화를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정위는 시정내용을 KBO에 통보하고 향후 불공정약관이 더 이상 사용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정된 약관은 선수들의 내년도 연봉계약이 시작되는 12월말부터 적용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