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은 못하는 부분이 있어도 이기는 것이 소득일 때가 있다. LG 젊은 선수들은 KIA와의 와일드카드(WC),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를 거치며 ‘극복’이라는 가치의 힘을 보여줬다. LG 젊은 선수들은 베테랑들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큰 경기의 무게감을 이겨냈다. LG의 가을야구가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 LG는 어떻게 넥센을 이겼나?
LG는 소사, 허프, 류제국 등 선발들의 존재감도 컸지만 불펜투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 오히려 정규시즌 이상의 완결성을 보여줬다. LG의 PO 입성은 결국 투수력의 승리였다. 여기 더해 포수들(정상호, 유강남)이 투수진의 호투를 극대화시켰다. LG는 김지용~임정우의 필승불펜 이외에 우완 정찬헌, 좌완 윤지웅이 가을야구 전력으로 가세했다. 그리고 베테랑 이동현이 돌아왔다. 베테랑 봉중근과 우규민의 구위가 물음표인 상황에서 중간투수들이 공백을 메워준 것이 준PO 3승1패 승인이다. LG 야수진에서 오지환, 이천웅, 김용의 등이 이런 큰 경기에서 자기 플레이를 해냈다는 것도 큰 자산이다.
반면 넥센은 준PO 4차전까지 줄곧 득점권타율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공격에서 안 풀린 것이 결정적 패인이다. 여기다 결과적으로 넥센 염경엽 감독이 에이스 밴헤켄을 준PO 1차전이 아닌 2차전에 선발로 내정한 결단도 패착이었다.
● LG 불펜과 오지환, 0-4 열세를 뒤집다!
준PO가 5차전까지 가면 NC와의 플레이오프(PO)가 매우 불리해지는 상황이었다. LG는 4차전에 끝내기 위해 사력을 다했고, 이제 소사와 허프를 마산에서 열릴 PO 12차전에 골라서 넣을 수 있게 됐다. LG 양상문 감독은 4차전 선발 류제국의 스트라이크 비율이 떨어지고, 넥센 타자들이 유인구에 속지 않자 3회부터 이동현으로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여기서 이동현이 넥센 타선을 냉각시키며 분위기가 LG 쪽으로 올 수 있었다. 4차전에 양 팀 모두 실책성 수비가 있었지만 3회와 5회에 나온 넥센의 수비 실책이 치명적이었다.
LG는 8회 무사 1루에서 정찬헌을 올린 상황을 제외하곤 모든 투수가 주자 없거나 2사 상황에서 올라왔다. 반면 넥센은 항상 위기 상황에서 투수를 바꿨다. 이 차이가 누적된 결과가 결국 4차전의 운명을 갈랐다. 그리고 4안타를 친 오지환은 8회 결승안타를 쳐냈다. 0-4로 밀리던 5회에 넥센 좌완투수 오주원 상대로 쳐낸 1타점 적시타와 더불어 준PO MVP가 될만한 결정적 두 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