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규민(31)은 유강남(24)에게 미안함이 컸다. 그는 14일 열렸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4실점한 뒤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유일하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못한 선발”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제는 우규민보다 유강남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 거였다. 정상호(34)가 와일드카드(WC) 2차전과 준PO 1차전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2승을 거두자, 상대적으로 2패를 당했던 유강남이 표적이 됐다.
평소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기로 유명한 우규민은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다. 그는 “(유)강남이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뛰는 것 아닌가. 지금 정말 잘 해주고 있다”며 “(유)강남이가 못 한 게 아니라 내가 못 던진 거였는데 강남이한테만 초점이 맞춰져서 미안했다. (유)강남이가 정말 착하다.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규민은 16일 준PO를 앞두고 유강남을 향해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유)강남이한테 ‘잘 할 수 있다’고, ‘WC 1차전에서도 (데이비드) 허프와 호흡을 잘 맞추지 않았느냐’고 용기를 줬다”며 “준PO 2차전은 내가 못 던진 거니까 자책하지 말라고도 얘기했다. 강남이가 정말 잘 했으면 했다”고 말했다.
선배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은 유강남은 준PO 3차전 영웅으로 떠올랐다. 포수로서, 또 타자로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MVP를 차지했다. 우규민은 “미안함이 컸는데 잘 해줘서 마음의 짐을 덜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내가 너무 못하고 있는데 다행히 나의 모자람을 우리 팀 선수들이 덮어주고 있다”며 “앞으로 나도 열심히 해서 더 이상 민폐를 끼치지 않는 투수가 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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