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27)은 NC가 자랑하는 주전포수다. NC의 1군 진입 첫해인 2013시즌을 앞두고 LG에서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매년 한 단계씩 발전하고 있다.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리드는 큰 장점이다.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은 KBO리그 정상급 포수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PS)을 경험하며 김태군은 더욱 강해졌다. 기존의 잠재력에 큰 경기 경험까지 장착했다. NC는 올해 LG와 플레이오프(PO) 3경기에서 총 4점만을 허용했는데, 김태군이 마스크를 썼을 때는 3점뿐이었다.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빼앗는 안정적인 리드가 돋보였다. 타격에서도 타율 0.429(7타수3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적지 않은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24일 PO 3차전에선 4타수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는데, 0-1로 뒤진 6회초 동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경기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6회말 수비 도중 오른손에 투구를 맞는 아찔한 상황을 겪었지만, 9회초 대주자 이상호와 교체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포장된 투혼이 아닌, 주전 포수로서 책임을 다한 것이다.
김태군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그는 “매년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기존에는 (이)호준 선배께 많이 배웠는데, 올해는 (박)석민 선배까지 합류했다. 우승 경험이 풍부한 선배의 합류가 큰 힘이 된다. 그 존재가 정말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특히 경기 후반에 점수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어려울 때 팀 분위기를 살리는 방법이 무엇일까 항상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데뷔 2년째인 2009시즌 양팔로 X자를 그리며 사인을 내는 등의 어리숙한 모습은 사라졌다. 풀타임 4년차 포수의 책임감만이 머릿속에 남아있다. “포수로서 야수 전체를 움직이는 카리스마가 대단하다”며 메이저리그(ML)를 대표하는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세인트루이스)를 닮고 싶어 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제는 2014년(준PO)과 지난해(PO) 2차례 PS에서 모두 다음 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고, 가능한 길게 가을야구를 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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